칩이 아닌 웨이퍼 단계에서부터 검사하는 반도체 공정의 도입과 관련 장비의 개발이 본격화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 일부 반도체 소자업체들이 웨이퍼 가공상태에서 번인(burn-in) 공정을 본격 적용하는 데 이어 반도체의 성능과 불량여부를 웨이퍼 단계에서 가려내는 「웨이퍼 레벨 번인·테스트」 공정도 본격 도입할 계획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소자업체들이 PC 등 완제품업체들로부터 반도체 칩에 대한 높은 신뢰성을 요구받는데다 칩의 불량여부를 미리 파악해 생산수율을 높이고 비용도 절감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와 일부 일본업체들은 반도체 제조공정에 「웨이퍼번인(WBI)」 및 「웨이퍼 번인·테스트」 공정을 적용중이며 다른 소자업체들도 뒤따를 방침이다.
이에 따라 극동뉴메릭·평창하이테크·테스텍 등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관련 장비의 연구개발과 시제품 개발에 적극 나섰다.
극동뉴메릭(대표 김한기 http://www.kdnsemi.com)은 최근 미국에서 열린 「세미콘웨스트 2000」 전시회에서 「웨이퍼 레벨 번인 &테스트(WLBT)」 시제품을 선보인 미국의 에어테스트시스템(ATS)과 기술제휴를 맺고 이 장비의 개발에 뛰어들 예정이다. 극동뉴메릭은 내년 상반기중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반도체 검사용 프로브(probe) 시스템을 전문생산해온 평창하이테크산업(대표 이억기 http://www.phicom.co.kr)은 최근 「웨이퍼 레벨 콘택트 시스템」의 개발에 착수, 올해 말께 시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미국의 반도체 테스트·패키징 장비기술 보유업체인 디시전트랙과 관련 기술·생산을 위한 제휴를 맺었다.
반도체 테스트 장비전문업체인 테스텍(대표 정영재 http://www.testech.co.kr)은 TDBI(Test During Burn-In) 시스템 개발을 바탕으로 국내 반도체업체와 공동으로 올상반기 웨이퍼 번인 장비의 개발을 마치고 테스트중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웨이퍼 단계의 번인·테스트 공정설비가 아직 많지 않아 가격이 비싸지만 앞으로 공급증가에 따른 가격하락과 신뢰성 향상이 이뤄지면 내년 이후부터 관련 공정·장비의 도입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