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사이버 물류사업 적극화 배경

e비즈니스의 성공 요인으로 물류인프라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들이 사이버 물류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금호와 LGEDS시스템이 주도하는 물류 컨소시엄은 직접적인 물류사업부터 물류시스템 구축 관련 정보기술(IT) 컨설팅, 솔루션 제공 등 「물류 관련 토털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금호와 LG는 철도청 참여를 유도, 장기적으로 북한과 교류를 대비하고 항공수단, 선박 등을 확보해 동아시아 등의 해외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현대종합상사가 주도하는 웹로직스틱코리아는 주문 이후 발생하는 공정(백 오피스 부문)만 시스템으로 처리하고 직접적인 물자 보관 및 수송은 국내 운송업체에 아웃소싱을 준다는 전략이다. 웹로직스틱코리아는 현대종합상사를 비롯해 국내 200여개 PC방 연합체 예카의 대주주인 한소프트, 효성그룹이 지분을 투자, 10억원 규모로 설립될 예정이다.

또 LG상사도 데카르트의 물류 마켓플레이스 솔루션인 「e프레임」을 기반으로 한 물류마켓플레이스 구축을 확정, 9월 초 기본계획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진출 배경=기존 물류 시장은 주요 운송업체가 영세 화주나 창고관리 위탁 업무까지 대행해주는 소위 「제3자 물류체제」로 불리운다.

물류 시장으로 새롭게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대기업들은 이에 비해 「4자 물류체제」 구축을 노리고 있다. 즉 사이버 물류 시스템을 기반으로 기존 주요 운송업계와 VAN사업자가 장악하고 있는 물류정보 서비스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4자 물류체제가 형성될 경우 물류정보와 인프라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기존 물류산업이 재편됨은 물론 특화된 물류솔루션을 바탕으로 한 산업별 물류체제 구축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전망한다.

사실 대기업 중심의 「4자 물류체제」 구축은 물류가 e비즈니스의 성공에 결정적 요인이라는 점에서 대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즉 기존 물류체제에서 고비용이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서비스 등이 해결돼야 e비즈니스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커머스 중심의 e비즈니스 성공이 불확실하게 받아들여지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물류비용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미 활성화된 쇼핑몰 운영에서 드러나고 있는 배송체계의 문제점은 오히려 낮은 차원의 문제다. 기업간(B2B) 상거래가 본격화됐을 때 물류체제가 보다 선진화돼 있지 않을 경우 인터넷에서 상거래의 활성화는 요원한 일이라는 것이다. 올해 들어 우후죽순으로 일어나고 있는 업종별 e마켓플레이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도 △운송정보의 실시간 제공을 통한 발주자와 화주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 형성 △해외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물류체제 구축 △물류비용의 절감 등이 우선 해결돼야 하는 사안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장에 미칠 영향=우선 물류시장의 주도권 변화다. 대한통운이나 한진, 금호, 현대상선 등 기존 오프라인의 물류정보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이들 중 일부는 독자적으로 e비즈니스 시대를 대비한 사이버 물류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신규 진출을 노리는 업체와 경쟁관계에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대기업과 연합도 추진하고 있다. 제3자 물류업체들이 제4자 물류업체로 탈바꿈하지 못한다면 이들은 새로 등장하는 신진세력의 「운송」 책임을 맡는 화주 역할로 국한될 수밖에 없다.

두번째는 신규 사업자의 정보 전달 인프라가 인터넷과 강력한 「백 오피스」를 갖춘 물류시스템이라는 점에서 EDI 등의 VAN업체들의 존립에도 위협을 가한다는 점이다. 화주와 물품공급자 간에 자리하게 될 사이버 물류시스템은 국내외를 망라해 인터넷을 기반으로 실시간 정보가 전달됨은 물론 고객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 기능이 첨가된다. 이런 인프라의 변화는 결국 물류 e마켓플레이스 구축으로 연결돼 본격적인 물류비용의 절감 효과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이밖에 생산, 판매 등 기업의 직접적인 활동이 아닌 물류부문의 아웃소싱 가속화나 특화된 물류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산업별 물류체제 구축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의 경우 의약품 등 특정 산업이나 업종별 물류체제가 구축돼 전담사업자가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혜선기자 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