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용 버저시장이 이 기능을 대신하는 통화용 스피커(리시버)의 등장으로 성장가도에 제동이 걸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특정 고역대 신호음만 강하게 발생시키는 버저는 휴대폰의 필수부품으로 생산량이 꾸준히 늘어 지난해 국내에서만 200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했으나 최근 단조롭고 날카로운 버저음 대신 화음이 섞인 우아한 신호음을 선호하는 휴대폰 수요의 변화로 인해 시장 퇴출 위기에 놓이고 있다.
버저는 설계구조상 큰 신호음을 내지만 주파수대역이 좁아 다양한 대역폭이 섞인 소리를 재생할 수 없으나 리시버는 복잡한 음악소리도 충분히 신호음으로 되살린다.
LG정보통신, SK텔레텍 등 주요 휴대폰업체들은 이러한 버저 기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통화용 리시버의 출력을 높여 버저기능을 대체한 신형 핸드폰기종을 잇따라 출시했다.
지난달부터 선보인 LG정보통신의 「사이언 i사운드」와 SK텔레텍의 「IM-200」 등은 모두 멜로디IC와 고성능 리시버를 내장해 화성이 섞인 우아한 신호음을 재생한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도 버저 대신 고성능 리시버를 장착한 휴대폰을 연말까지 1∼2개 모델씩 출시해 시장경쟁에 나서는 등 휴대폰업계의 「버저없는」 휴대폰 출시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휴대폰 구매연령이 낮아지면서 신호음의 질에 대한 요구도 까다로워지는 추세』라면서 『앞으로 휴대폰에서 신호용 버저를 장착하는 비중을 점차 줄여 다기능 리시버로 대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SWP신우전자, 삼부전자 등 버저전문업체들은 버저수요 위축에 대비해 다기능 리시버의 개발에 적극 나서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버저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 휴대폰시장에서는 다기능 리시버로 버저를 대체하는 사례가 일반화됐다』면서 『올해를 고비로 국내외 휴대폰시장에서 버저수요량이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