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말 코스닥등록을 무사히 마쳐 안정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온라인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 시장점유율을 더욱 확대하고 음악교육사업으로도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대우전자 전자악기사업부에서 지난 98년 5월께 별도법인으로 분사한 벨로체 양원모 사장(36)은 『코스닥등록으로 그동안 어려웠던 일들이 물거품처럼 사라지게 됐다』며 이를 계기로 디지털피아노 시장에서 1위 업체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전자에서 분사할 당시만 하더라도 디지털피아노 사업에 대해서는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유일한 자산은 젊은 패기와 선진국에서 일반피아노보다 디지털피아노가 더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디지털 붐에 힘입어 디지털피아노의 시장점유율이 일반피아노를 앞지를 것이라는 확신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출범 당시 「디지털피아노는 진정한 피아노가 아니다」 「유행가 반주를 위한 악기」 「감정을 표현할 수 없는 악기」 등 소비자가 갖고 있던 고정관념에 부딪혔고 가뜩이나 브랜드인지도가 생소한 벨로체의 디지털피아노가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엔 역부족이었다고 양 사장은 회고한다.
양 사장은 이같은 소비자의 인식 부족에 굴하지 않고 피아노학원과 초·중·고등학교 문턱을 수없이 드나들었다. 결국 1년여만에 소비자의 고정관념이 서서히 깨지기 시작하면서 벨로체의 사업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벨로체는 지난 98년 초기에는 내수 매출이 20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2배 이상 늘어난 51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해대비 60% 성장한 8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디지털피아노를 진정한 악기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구체적인 사례인 셈이다.
벨로체의 수출 또한 매년 늘어나고 있다. 98년 42억9000만원이던 것이 지난해 58억원, 올해는 지난해대비 55% 성장한 90억원의 수출이 기대되고 있다. 또 수출대상국가도 3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양 사장이 최근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는 음악교육 사업이다.
『얼마전 한국학생들이 지정곡만 열심히 연습한 후 참가하기 때문에 국제콩쿠르에서 입상을 휩쓸지만 지정곡이 아닌 다른 곡을 연주시켜 보면 음악성이 뒤떨어져 타국학생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한국학생의 참가를 거절한다는 보도기사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양 사장은 음악교육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며 앞으로 일본의 「야마하 스쿨」처럼 악기와 교육이 일체화한 한국적 교육시스템인 「벨로체뮤직스쿨」을 보급하는 데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교육시스템은 유아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피아노를 비롯한 음악교육의 실질적인 접근을 위해 개발된 각종 최첨단 프로그램으로 교육하는 체인스쿨이다.
그는 『디지털피아노는 전자·컴퓨터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악기시장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하고 학교 음악교육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수 있는 유망산업』이라며 『벨로체가 세계 디지털피아노 시장에서 야마하 등 일본의 유명전자악기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3대 디지털피아노 메이커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 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