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렉스컴퓨터, 사업구조 환골탈태, 제2 창업정신으로 돌아간다

그래픽용 PC의 대명사로 지칭돼온 애플컴퓨터의 매킨토시를 공급해온 엘렉스컴퓨터가 제2창업에 버금가는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창립 13주년을 맞은 엘렉스컴퓨터는 설립 이래 줄곧 전개해온 매킨토시 사업을 정리하고 시스템통합(SI), XML 기반의 솔루션, 중대형 서버 및 GIS사업, 네트워크시스템, 인터넷서비스 등 통합 정보기술(IT) 솔루션 업체로의 변신을 강력하게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10월말께 대주주도 다우기술로 바뀌는 등 엘렉스컴퓨터는 환골탈태에 가까운 변신을 시도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같은 대변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남욱 사장을 만나 엘렉스컴퓨터의 변신 배경과 비전을 들어봤다.

-우선 매킨토시사업을 정리하게 된 배경과 기존고객 지원방안은.

▲지난 13년 동안 자식처럼 키워온 매킨토시 사업을 정리하게 돼 유감이다. 최근 들어 국내 IT 환경도 크게 변했고 애플코리아가 설립된 것도 엘렉스컴퓨터가 매킨토시 사업을 정리하게 된 요인 중 하나다. 다만 10만명에 달하는 기존 매킨토시 고객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상당량의 부품을 확보했으며 AS조직도 종전처럼 가동한다.

-앞으로 매킨토시 제품은 취급하지 않나.

▲꼭 그렇게 볼 수는 없다. 기존 대리점에서 매킨토시를 공급할 계획이며 대리점에 대한 지급보증도 현금으로 해뒀다. 물론 매킨토시 기반의 솔루션도 애플코리아와 협력해 지속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매킨토시사업의 정리에 따라 매출이 축소될 수도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몇년 전부터 사업 구조조정으로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해왔다. 다만 지난해 전체 매출실적 740억원의 80% 이상을 차지했던 매킨토시 비중이 올해는 5%대로 낮아지고 대신 네트워크시스템·SI를 비롯한 중대형컴퓨터, GIS, 인터넷 전자출판, IBM 호환PC, 쇼핑몰·용역사업 등 신규 수종 사업부문이 호조를 보여 오히려 올해의 경우 1200억원 정도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앞으로 특히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분야는.

▲엘렉스컴퓨터는 인터넷 관련분야와 중소 벤처기업의 인큐베이팅과 투자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기존 매킨토시용 전자출판 SW인 쿼크익스프레스를 XML 기반으로 재개발하기 위해 이미 아보텍스트·쿼크 등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 전략적 제휴를 통해 다음달께 WAP 기반의 전자출판 e마켓플레이스를 개설할 계획이다. 이밖에 e북·쇼핑몰·GPS용 SW와 시스템 구축사업도 차세대 전략사업이다. 키움증권·익자라·아이야닷컴 등 10여개 벤처기업에 투자했으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벤처기업을 발굴, 지분을 투자할 계획이다.

-신규사업을 강화하려면 상당규모의 투자재원이 필요할 텐데.

▲최근 보유하고 있던 한솔PCS 주식을 팔아 생긴 평가차익금을 자본금으로 유입, 재무 건전성을 높혔다. 특히 오는 10월 29일 대주주로 등장할 다우기술이 경영 후원자로 지원할 경우 투자여력이 충분할 것으로 본다.

-그런데도 아직 엘렉스컴퓨터는 매킨토시 공급업체라는 인상이 남아있을 것 같은데.

▲그같은 점을 고려, 상호변경을 비롯한 대대적인 기업이미지통합(CI)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이윤기 회장과 김익래 다우기술 회장의 승락을 받았다.

-이같은 사업구조 전환을 통해 엘렉스컴퓨터가 중장기적으로 구상하고 있는 비전은.

▲엘렉스컴퓨터는 앞으로 통합 IT 지주회사로 변신할 것이다. 즉 모든 사업부문을 독립사업체(컴퍼니 인 컴퍼니)형쨌?운영할 계획이다. 이들 사내 자회사는 회계·재무는 물론 임금·복리 수준까지 서로 다르다. 이같은 청사진은 오는 2002년께 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본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