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 네트워크로 승부

KTB네트워크(대표 권성문)가 본격적으로 「이름 값」을 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 네트워크로 승부하기 위해 사명인 KTB에 「네트워크」라는 꼬리표까지 붙인 KTB네트워크로 상호까지 변경한 데 이어 전방위 벤처 네트워크 구축에 그야말로 혈안이 돼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KTB네트워크가 전략적으로 손을 잡은 곳만도 현재 수십개에 달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시작으로 서울대·연세대 등 대학을 필두로 정부출연연구소·대학창업보육센터·전경련 등 사업자단체 등 전부문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표참조

지난달에는 광주·전남 테크노파크, 광주과기원과 잇따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네트워크의 대상을 지방으로 돌리고 있다. 이를 위해 대전지점을 제외하고 IMF 이후 휴점했던 안산·광주지점을 6월 초 다시 개소하는 등 전국적인 교두보 확보에 나섰다.

지난달에는 전국 창업보육센터 입주기업 대표들까지 초청, 참여업체에 대해 KTB의 투자대상업체 네트워크인 「KTB-n클럽」의 준회원 자격을 주는 특전까지 부여했다.

해외 네트워크 구축도 다른 벤처캐피털을 압도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미주사무소를 시작으로 동부쪽에 교두보 확보를 추진중이며 최근에는 일본 도쿄에 사무소를 설치했다. 앞으로 중국·동남아에도 현지사무소를 설치, 글로벌 벤처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KTB의 이같은 움직임은 몇가지 측면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우선 네트워크가 특히 강조되는 벤처캐피털의 특성상 국내외 다양한 네트워크 구축으로 국내 최대 벤처캐피털로서의 시장지배력을 유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양한 네트워크로 기존 투자기업과 신규 투자기업에 대한 가치를 극대화, 글로벌 벤처캐피털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다.

다른 측면에서는 무한경쟁시대로 접어든 국내 벤처캐피털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즉 전문 벤처캐피털만 200개에 육박하고 대형 외국계 자본과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들의 공략이 본격화되면서 벤처투자시장에서 선두기업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관련업계는 벤처조정기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KTB가 막강한 자금력과 조직력, 그리고 강력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 벤처시장을 장악하려는 포석으로 풀이하면서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KTB의 네트워크가 어디까지 진행될지, 동종업계는 어떤 대응책을 강구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