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장, 제도 보완 이루어지면 힘 실릴 듯

제3시장이 비관적인 전망을 딛고 비상장 기업들의 자본조달 창구로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3월 24일 운영에 들어간 이후 제3시장은 월 평균 25개사가 시장에 진출, 4개월만인 지난 7월 28일 현재 총 103개의 거래종목에 시가총액만도 1조5072억9384만1820원에 달하는 자금조달시장으로 성장했다.

단순 산술적인 비교로는 어려운 문제가 있지만 코스닥증권시장이 지난 91년 10월 설립된 후 체계화된 시장으로 형성되기까지 무려 5년 가까운 시간이 걸린데 비해 제3시장은 불과 4개월만에 자금시장의 틀을 갖추기 시작한 것이다.

우선 제3시장에 대한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분위기가 팽배함에도 불구하고 시장 지정희망업체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코스닥증권시장 제3시장팀에 따르면 지난 달 다소 주춤하던 제3시장 지정희망업체수가 이달들어 주당 2∼3개씩 꾸준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주식에 대한 환금성 확보가 가능한데다 코스닥 진출을 위한 대외신인도 향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거래량과 대금은 대폭 줄었지만 최근 거래내용면에서도 충실해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닷컴기업과 벤처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진행되면서 제3시장에서도 성장위주의 실적장세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확실한 테마가 없는 제3시장에서도 아리수인터넷과 이니시스 등이 주도주로 떠오르고 있다. 아리수인터넷은 지난 7월 한달간 총 189만3305주(10억7329만910원)가 거래돼 거래량과 거래대금면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고 이니시스도 61만4648주(10억2745만9690원)가 거래돼 7월 내내 거래대금 상위권을 지켜나갔다.

반면 한 주도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은 종목도 하루평균 10여 종목에 이를 정도로 주가의 차별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세제 혜택 제공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방안 등 굵직한 지원정책이 이어진 후에야 코스닥이 일정궤도에 올랐듯이 제3시장도 현안문제들이 해결될 경우 코스닥시장못지 않게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3시장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는 「양도세부과」나 「호가중계시스템」과 같은 현안문제에 대한 공개적이고 투명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또 「가격제한폭」의 문제는 당장이라도 제도의 개선을 통해 얼마든지 보완이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제3시장 관계자들은 우선 「가격제한폭」만이라도 설정된다면 투자자들에게 무한적인 위험부담을 지워 투자열기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다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