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지만 업체들은 이용자들의 피해보상 등에 소극적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1일 소비자보호원(원장 허승)이 엔씨소프트 등 22개 온라인 게임 업체의 37개 서비스를 대상으로 조사한 「온라인 게임 실태」에 따르면 온라인 게임 업체들은 PK(Player Killing)를 방치하고 있으며 캐릭터 및 아이템 소실, 시스템 다운 등에 따른 피해 보상에 소극적이고 이용요금도 지나치게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5면
소비자보호원은 온라인 게임 업체들이 서버가 다운되고 일시적으로 화면이 멈추거나 캐릭터 조작이 안될 정도로 속도가 늦어지는 랙현상에 대비해 5분 간격으로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으나 불가피하게 캐릭터 및 아이템 소실 등이 이루어질 경우 약관상 면책조항을 들어 이용자들의 피해 복구를 회피하고 있는데 이는 불공정 거래의 소지가 있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특히 남의 아이템을 뺏기 위해 게임 속에서 게이머를 죽이는 PK는 사회문화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사대상 게임 중 67.6%(25개 게임)가 PK를 인정하고 있으며 대부분 보완조치 없이 방치하고 있어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PK가 성행하면서 일부 이용자들이 살아남기 위해 희귀한 고급무기나 고급레벨의 계정을 현금으로 구입하려 하고 이러한 수요가 해킹 및 아이템 매매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고 소보원은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또 온라인 게임 업체의 자체 방화벽 및 전송보안 시스템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일부 이용자가 해킹을 통해 타인의 아이디나 아이템을 불법으로 빼내 제3자에게 현금으로 판매하는 행위가 늘고 있으나 조사대상 22개 업체 중 자체 방화벽을 갖추고 있는 업체는 12개 업체(54.5%)며 현재 구축을 계획중인 업체는 3개사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온라인 게임의 이용료가 월 평균 2만3000원으로 외국의 온라인 게임 서비스 요금에 비해 2배 정도 비싸다며 적정한 수준으로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소보원은 온라인 게임 업체를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와 함께 온라인 게임 이용자 86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용자의 최고 불만사항은 「서버다운 및 랙으로 인한 게임 중단, 아이템 소실 피해(38.4%)」였으며 「채팅시 이용자간의 욕설과 비난(19.7%)」 「비싼 게임 이용 요금(17%)」의 순이었다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