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협회 주관으로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2000 벤처기업 최고경영자 서머스쿨」은 둘째날인 3일 오전 10시 「벤처기업 자기증식 : 신재벌 현상 vs 뉴비즈니스모델」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한정화 한양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와 토론내용을 발췌, 정리했다. 편집자
△주제발표(이민화 메디슨 회장)=양적 팽창을 위한 토양구축이 지금까지의 화두였다면 이제는 개별 벤처기업이 100년 이상 영위하면서 성장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중요하다. 디지털 신경제시대의 중심에 선 벤처기업들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채택할 방법은 「느슨하게 결합된(loosely coupled)」 독립기업들의 결합인 이른바 「벤처연방체」 구축과 상호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다.
벤처연방체는 과거 대기업이 수직적으로 긴밀하게 결합한 모델과는 지배구조·다각화방식·자금조달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또 단순경영자가 아닌 기업가와 기업가 정신을 양산하고 관련다각화를 지향하며 자본위주의 자금조달을 수행한다. 공유된 유전자를 가진 연방내 개별기업들의 기업가적 동기를 극대화해 각자의 생존을 달성함으로써 전체가 하나로 움직이고 하나가 전체를 대표하는 초생명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
△김동재(코리아인터넷홀딩스 사장)=에코넷(EcoNets)으로 명명되는 벤처생태계는 기본적으로는 기업들의 조합형태라는 점과 기술적으로 인수합병(M &A)에 의해 구성된다는 점에서는 기존의 기업연합형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지향하는 방향성과 비즈니스적 관심사가 일정한 곳으로 수렴·집중화되며, 이런 과정들을 통해 창조와 혁신이라는 결과물을 생산할 수 있다. 이런 성공적인 프로세스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태계 자체가 열린 시스템이어야 하며 공정하고 투명한 분배 메커니즘을 가져야 한다.
△변대규(휴맥스 사장)=에코넷이라는 발전적 모델이 있음에도 불구,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의 기업들의 관계를 고려할 때 아직까지는 이것이 관념성을 가짐을 부인할 수는 없는 듯하다. 즉, 개별기업들의 전략적 제휴라는 행태는 그 기업의 현재시점에서의 필요성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고, 이러한 다양한 현상들에 보편성을 부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아직까지는 에코넷에 대한 일반화 내지 이론화는 현실성이 결여된 이론적 차원에서의 접근일 수도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제주=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