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무리를 지어 등락을 거듭했던 코스닥의 닷컴 종목이 하반기부터는 실적을 기반으로 차별화할 것으로 보인다.
닷컴기업의 원조격인 미국에서는 실적이 양호한 닷컴 종목의 주가가 최근들어 상승세를 타는 반면 그렇지 못한 종목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옥석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코스닥 벤처 종목 중 나스닥 의존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국내 닷컴 종목도 하반기부터는 차별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나스닥과 코스닥의 닷컴 종목은 지난 3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연초에 비해 절반 이하로 추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수익모델 부재에서 나온 닷컴기업 위기론 때문이다.
김병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나스닥 및 코스닥에 이러한 시장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상반기에 자연스럽게 닷컴기업의 구조조정을 이끌어 냈으며 주가거품론도 어느정도 희석시키면서 시장개편을 유도했다』고 평가했다.
나스닥의 야후·e베이·아리바·AOL 등 4년 이상 인터넷 사업을 벌여온 선두업체들이 「수확체증시기」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이들의 주가가 전반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아마존의 경우 실적 성장률이 기대치만큼 나오지 못하면서 하락세를 지속했다. 비비큐닷컴(http://www.bbq.com) 등 수익모델을 제시하지 못한 기업들이 문을 닫는 등 닷컴기업들의 차별화가 한창이다.
닷컴열풍이 미국보다 2∼3년 늦게 시작된 한국의 경우 미국식의 차별화 장세가 하반기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나스닥의 야후는 설립된 지 3년후인 지난 97년부터 수익이 났고 수익폭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e베이·프라이스라인·AOL 등도 유사한 길을 밟고 있다. 국내 선도업체들의 경력이 올해로 3년이 됐고 수익분기점에 근접하는 업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코스닥의 옥션·다음커뮤니케이션 등은 상반기 과도한 광고비용으로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들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전체 실적을 크게 뛰어넘었고 내년에는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반기 이후 증시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진 야후코리아의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03억원과 20억원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그러나 새롬기술은 상반기에 모뎀사업을 분리시켜 오프라인 수익원이 없어졌고 다이얼패드 가입자수 증가에 따른 통화비용 증가로 상반기 영업적자가 80억원이 넘는 등 실적이 악화됐다. 전자상거래업체 인터파크도 광고비용 부담과 경쟁업체 증가 등으로 매출성장세가 줄어들었다. 인터넷 기업을 선언한 한글과컴퓨터도 소프트웨어 판매 수익이 줄어들면서 성장을 멈춘 상태다.
증시관계자들은 한국의 닷컴기업들이 가입자 확보 및 광고 투자에 전념하는 단계에서 서서히 성장기로 넘어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훈 LG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는 분기별 실적 증가율에 따라 주가 차별화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병수 대우증권 연구원도 『과거와 같이 이른바 「묻지마」 투자행태는 사라질 것으로 보이며 이는 결국 주가차별화로 결론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