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리눅스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에 힘입어 리눅스의 보급이 눈부신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아직 개인용 컴퓨터 사용자들의 리눅스 사용비중은 낮지만 웹서버 분야를 중심으로 리눅스 시스템의 수요는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한국리눅스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작년 전세계 서버시장의 25%를 리눅스가 점유하고 있으며 지금도 계속 유닉스와 넷웨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고 한다. 이용자수에서 보면 현재 전세계적으로 750만∼1000만명의 사람이 리눅스를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우리나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10만∼30만명의 컴퓨터 사용자들이 리눅스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리눅스가 국내에 소개된 지 2∼3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볼 때 그 보급속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혹자는 리눅스의 이같은 추세를 과거 메인프레임에 겁없이 도전했던 유닉스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러나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다. 최근의 IT업계 분위기가 이를 잘 말해 주고 있다. 웹서버 시장을 중심으로 리눅스의 약진이 두드러지지만 여전히 개인용 데스크톱 시장에선 MS나 유닉스 진영에 맥을 못추고 있다. 물론 최근 들어 분위기가 많이 반전되긴 했다. 작년 하반기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코렐사가 「코렐드로」의 리눅스판을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일부 외국업체들과 우리나라 한컴리눅스, 삼성전자 등이 데스크톱용 리눅스 SW를 내놓고 윈도와 유닉스 진영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또 상당히 많은 리눅스업체들이 리눅스용 사무용 패키지 개발에 연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면 리눅스의 활성화는 그리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 소프트웨어 개발이 워드프로세서나 일반 업무용에 불과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부족하다. 인터넷시대를 맞아 컴퓨터가 다양한 업무에 활용되고 있는 점에 비춰 보면 아직까지 활용여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교육면에서도 그렇다. 최근 들어 리눅스업체들과 교육기관들이 리눅스돌풍을 타고 자체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 10여개 교육기관을 통해 모두 수천명의 리눅스 교육과정 이수자들이 생겨나지만 아직까지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이나 교재가 표준화돼 있지 않아 리눅스를 기반으로 하는 프로그램 개발업무에 투입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는 형편이다.
그렇다고 대학교에서 제대로 된 리눅스교육이 이루어지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현재 전국 대학교 중에서 리눅스를 정규 교과목으로 채택하고 있는 학교는 그리 많지 않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지만 리눅스를 교과목으로 채택하고 있는 대학교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는 게 관련업계의 지적이다. 리눅스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뿐 아니다. 리눅스 표준화에서부터 전문인력 양성,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리눅스는 인기만큼 많이 보급돼 있지 않다. 현재 리눅스의 이용사례를 찾아보면 각 리눅스업체들이 업체들의 이름을 서너개씩 제시하고 있지만 참고로 할 만한 업체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리눅스를 업무용으로 활용하는 업체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신기술의 보급이 확산되기 위해선 성공사례 발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리눅스를 일반업무에 사용하는 고객을 늘리는 데 경영력을 모아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부나 공공기관, 그리고 기업들이 리눅스에 대해 관심은 많이 갖고 있지만 리눅스제품의 도입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모든 환경이 리눅스의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좋든 싫든 리눅스는 이제 우리 옆에 바짝 다가와 있다. 리눅스는 앞으로 우리나라 컴퓨터산업이나 컴퓨터 이용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될 게 틀림없다. 따라서 정부는 물론 기업들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리눅스 이용을 활성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전자신문이 한국리눅스협의회와 공동으로 리눅스강국을 꿈꾼다는 기획물을 마련한 것도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