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 첨단산업 관련 인력공백따른 대체 여파 크다

전자·정보통신·바이오테크 등의 첨단산업을 지원해 온 산업자원부의 전문직 기술 공무원들이 잇따라 자리를 뜨면서 행정지원 업무의 연계성 미흡 등 부작용의 우려를 낳고 있다.

첨단산업 분야의 핵심 지원 인력이 이직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다. 당시 벤처기업의 열풍이 거세게 몰아치면서 산자부에는 전자상거래(EC)과가 새로 생겨났다. 하지만 과를 설립한 지 채 한달도 안돼 담당과 서기관이 관련 벤처사업을 위해 퇴직해 화제가 됐었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미래 첨단산업의 꽃으로 불리는 생물산업과의 사무관이 이직하면서 재연됐다.

게다가 유독 전자·정보통신 분야의 기술고시 출신 베테랑급으로 인정받는 공무원들이 이달중 잇따라 국외 파견근무, 유학 등으로 「표나게」 현업에서 손을 떼게 된다. 이들 분야는 특히 전문성과 함께 타 기술산업과의 연계성 등이 중시되고 있어 후임자가 오더라도 업무연계성 확보에는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는 특성을 보인다.

이같은 현실을 고려할 때 『전자·정보통신·반도체·생물산업 등 첨단 분야의 행정지원 업무가 상당기간 매끄럽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산자부는 7월초 바이오테크 행정지원 업무를 맡았던 생물산업과의 모 사무관이 퇴직하자 즉각 후임자를 발령했다. 하지만 첨단산업분야의 업무인 만큼 업무파악을 위한 기간에 행정지원의 맥이 끊기는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반도체분야의 전문가로 통하는 반도체 전기과의 모 서기관이 이달중 스위스 ISO본부 파견근무를 위해 3년간 해외근무를 하기로 결정된 것도 최근의 일이다.

문제는 수년간 반도체 분야를 맡으면서 반도체 전문가로 알려진 그를 대체할 공무원을 쉽게 확보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인력대체가 이뤄지더라도 전문적 시각으로서 수준급 행정지원을 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리라는 게 주변의 관측이다.

또 정보통신 분야에서 수년간 기획업무를 맡았던 모 사무관도 2년 일정으로 영국 유학을 떠난다. 이 분야 또한 후임자를 발령해 업무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기술분야의 상호연계성 등을 요하는 정보통신 분야의 행정업무 파악에는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게 담당과의 정서다. 이 사무관은 IPCTV로 불리는 4세대 이동통신단말기 개발기획으로 정통부를 긴장시키고 있는 인물이다.

이같은 현실에서 산자부는 부분적으로나마 첨단산업 관련 행정지원 업무의 단절 현상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광주 광산업단지 조성과 지원에 대한 협의를 위해 산자부를 방문했던 협회의 한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전기과 과장의 해외파견 근무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업무조정 등에 대한 협의와 논의를 후임자와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행정적 공백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또 다른 업체의 관계자는 『전문직 공무원들이 해외근무를 통해 경험을 쌓아 더 높은 수준의 행정지원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더 바랄 게 없겠지만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공무원들이 업무에서 손을 떼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업체들이 정부와 관련, 업무협의 및 조율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게 사실』이라고 우려감을 보였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