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선 다변화제도가 폐지되면서 캠코더·전기밥솥·휴대폰 등 해제된 품목의 대일본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해 1월과 7월 모두 48개 품목이 수입선 다변화 품목에서 해제된 뒤 지난 1년간 이들 품목의 수입동향을 분석한 결과, 대일 수입이 98년의 2억2500만달러에서 지난해 4억6000만달러로 105% 늘어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3억9500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55% 증가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총수입 증가율(99년 28.4%, 2000년 상반기 44.7%)뿐 아니라 다른 나라로부터의 수입을 포함한 해제 품목의 전체 수입 증가율(99년 69%, 2000년 상반기 64.4%)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일본제품이 한국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무역협회는 설명했다.
수입선 다변화에서 해제된 품목의 전체 수입시장에서 일본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98년 28.1%에서 지난해에는 34%, 2000년 상반기에는 41.4%로 급증했다.
품목별로는 캠코더의 경우 대일 수입이 98년 81만달러에 불과했으나 99년 2315만달러, 2000년 상반기 3195만달러로 폭증, 국내시장의 70∼80%를 점유했으며 98년 2000달러 어치가 수입되는데 그쳤던 전기밥솥도 지난해 332만달러, 올 상반기 385만달러 어치가 각각 수입돼 국내시장의 3%를 잠식했다.
또 수입선 다변화 해제로 일본에서의 수입이 가능해지면서 휴대폰과 자동포장기계, 굴착기, 소형엔진 등의 수입국이 일본으로 바뀌는 「역 수입선 전환」 효과도 두드러졌다.
휴대폰의 대일 수입은 98년 3만8000만달러에서 올 상반기 6320만달러로 폭발적으로 늘면서 거의 일본제품으로 대체됐고 자동포장기계(10→62.6%), 사출성형기(18→62.3%), 소형엔진(37.2→81.7%), 밀링머신(40.8→73.7%) 등 시설·자본재의 일제 비중도 같은 기간 급증했다.
반면 자동차, TV, VTR, 복사기 등의 수입급증 현상은 아직 없지만 34 또는 38인치 대형TV와 3000㏄급 이상의 대형차는 판매망 등이 갖춰질 경우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장관진기자 bbory5@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