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주식시장은 대통령의 힘이 유감없이 발휘된 하루였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연중 두 번째의 상승폭인 44.15포인트나 급등하면서 3일만에 또다시 700선을 회복, 710.23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시장도 거래소시장의 여파로 1.81포인트 상승한 119.07로 끝났다.
그동안 지수가 나흘연속 거의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채 힘없이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애를 태운 투자자들에게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시원스러운 상승세였다.
시장 일각에서는 상승세로의 추세전환을 예견하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이날 급등세를 추세반전으로 보기에는 다소 성급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날 급등세는 전날인 8일 김대중 대통령이 『현대문제를 빨리 해결하라』고 지시한 것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통령의 한마디는 새경제팀의 개혁성에 회의적이었던 시장의 시각을 불식시키면서 현대문제가 당초 예상보다 신속하게 시장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결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문제는 기대감을 가지게 된 것일뿐 실제로 이뤄진 것이 아닌데다 지수상승의 선행지표역할을 해 온 거래량도 여전히 2억주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바닥권에 머물러 있어 아직까지 추세반전을 전망하기는 이르다는 게 시장참여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동양증권 투자전략팀 박재훈 과정은 『이날 상승은 대통령이 현대문제에 대한 강력한 해결의지를 밝힌 것이 계기로 작용, 예상보다 반등의 강도가 컸던 것』이라며 『그러나 아직 추세전환을 말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