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매출과 순익을 많이 낼 수 있도록 임직원 모두가 열심히 일하면 주가는 언젠가 적정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거래소에 상장된 한 인쇄회로기판(PCB)업체 사장들이 갖고 있는 주가에 대한 인식이다.
최근 벤처기업 거품론의 확산과 현대사태 등으로 인한 자금시장 불안정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상장 PCB업체 경영자들의 주가인식이 주가관리에 골몰하고 있는 인터넷 벤처기업들과 상반된 인식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닷컴기업들은 한때 인터넷 열풍에 힘입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주가가 오히려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자 「수익모델 발굴」과 「전략적 제휴」 「외부자본 유치」 등 이른바 호재를 앞다퉈 발표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붙들어 매기 위해 열중하고 있다.
반면 대덕전자와 대덕GDS·코리아써키트·심텍 등 거래소와 코스닥에 상장된 주요 PCB업체들은 『열심히 일하다 보면 조만간 회사가 제대로 평가를 받고, 그러다 보면 주가는 다시 제 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원론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PCB업체들의 최근 주가는 대체적으로 지난해 말 또는 연초와 비교할 때 절반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절단난 상태.
이에 대해 상장 PCB업체 관계자들은 『아무리 전체적인 시황이 나쁘다고는 하지만 지금의 주가는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50% 가까이 늘어난 PCB업체의 가치를 고려할 때 너무 지나치게 떨어져 있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상장 PCB업체들 대부분은 주가관리용 호재발굴에 열을 올리는 닷컴기업과 비교할 때 주가관리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물론 PCB업체들의 임원들도 날마다 주가추이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으며 일부 업체들은 일반 주주들의 입장을 고려, 주가관리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 등에 나서고 있기는 하지만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마련에는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이들 업체 관계자들은 매출구조 및 수익구조가 안정적인 만큼 현재의 주가수준이 불만족스럽기는 하지만 주가변동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다 보면 주가는 자연스럽게 다시 오를 것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
전통 제조업체의 기본 성향을 그대로 반영하듯, 『주주들에게 적정수준 이상의 배당을 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이를 통해 주식의 가치를 높인다』는 PCB업체들의 「우직한 주가관리책」이 중장기적으로 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