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Secure Electronic Transaction)」 프로토콜, 무대에서 사라지나.
지난 97년 처음 선보인 이래 비자·마스타 등 양대 신용카드브랜드가 기업대소비자간(B2C) 전자상거래(EC) 지불을 위해 사실상 업계 표준으로 밀어온 SET가 최근 전면에서 밀려나고 있다.
10일 한국사이버페이먼트(대표 이성용 http://www.kcp.co.kr)는 이달부터 SSL(Secure Socket Layer) 방식의 전자지불서비스 「페이플러스 v2」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사이버페이먼트는 마스타카드가 지원, 지난 98년 처음 SET를 도입한 「원조격」 상용서비스업체여서 이번 발표는 이례적이다. 이에 앞서 비자카드는 전 세계적으로 EC지불표준을 새로운 「3D(도메인)」로 전환한다고 발표, 이제 SET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불과 1∼2년전까지만 해도 비자·마스타가 강력히 지원했던 SET는 한때 독보적인 EC지불표준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국내를 비롯, 세계 EC시장의 맹주국인 미국에서조차 은행·쇼핑몰·이용자 모두 SET를 외면해왔던 게 사실이다. 양대 신용카드브랜드는 점차 확산되는 인터넷쇼핑몰 사고에 철저히 대비하고, EC환경에서 지불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SET 확산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대중적인 SSL의 위세를 인정한 셈이다. 특히 비자의 차세대 지불표준 3D는 세계 최대 신용카드브랜드가 정책변화를 선언한 것이어서 국내에도 곧 직접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3D란 종전 SSL 방식에 △가맹점·매입은행 △카드발급사·소지자 △제3의 중간연계서비스 등 세가지 주체(도메인)의 인증책임을 추가한 것으로 결국 SSL과 SET 모두를 수용하는 기술규격이다.
비자는 현재 글로브셋·트린텍 등 주요 전자지불솔루션 업체들과 세부 기술규격을 개발중이며 내년초 시장에 선보이기로 했다. 또 마스타카드·유로페이 등에도 동참을 요구중이다. 비자코리아 정도영 이사는 『유럽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SET는 사실상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이제는 SET를 고집할 수 없는 상황이고 따라서 SSL에 보안성을 보다 강화한 3D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비자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9월경 3D를 차세대 EC지불표준으로 정식 승인할 계획이다. 또 국내에서도 이니시스 등 인터넷지불솔루션 업체들이 3D 솔루션개발을 적극 검토중이며 은행·카드사들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마스타카드코리아 윤경원 상무는 『현재로선 SET를 확대한다는 계획에 변함이 없다』면서 『당분간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