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컴퓨팅의 총아, 「지니」

「차세대 네트워크 컴퓨팅은 지니(jini)로 통한다.」

지니. 그것은 가정이나 사무실 내에 있는 컴퓨터·프린터·개인휴대단말기(PDA) 등 정보통신기기는 물론 각종 가전제품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네트워크 세상을 구현하는 핵심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1994년 개념이 선보인 이후 1.1 베타버전까지 나와 있는 지니는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지원아래 기능이 향상되고 있다. 특히 협력업체뿐 아니라 개발자 커뮤니티, 라이선스 커뮤니티 등이 지니기술을 확산시키는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지니가 구현하는 미래의 모습은 어떨까. 컴퓨터·프린터·이동전화기·냉장고·세탁기 등 다양한 기기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데이터를 공유하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반 전화를 거는 것처럼 간편하게 말이다.

프린터 출력을 한다고 치자. 지금은 프린터 드라이브를 PC에 설치해야만 가능하다. 윈도 운용체계에 드라이버가 지원되기도 하지만 인터넷에서 드라이버를 직접 찾아서 탑재해야 하는 등 여간 번거롭지 않다. 그러나 지니만 지원되면 이런 번거로움에서 해방이다. 프린터가 어디에 있건 네트워크상에서 프린터를 찾아 자동으로 출력을 해주기 때문이다.

이같이 지니는 네트워크상에 연결된 디지털 기기들을 프로토콜이나 인터페이스에 관계없이 상호 연결시켜 주는 기반기술로서 이것을 활용하면 언제 어디서나 기기간 통신 및 서비스 공유가 가능하다. 서비스 제공업체 관점에서는 서비스 분배와 관리를 단순화시켜 주며, 프로그래머 관점에서는 자바(JAVA)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분산 애플리케이션을 간단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기술 가운데 하나다.

특히 지니는 어느 한 기업에 독점된 것이 아니라 개발자에게 소스코드가 오픈, 표준에 의거해 개발되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지니의 개념이 선보인 것은 1994년.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즉시 작동 가능하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구별없이 작동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의 필요성을 깨닫고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개발에 들어간 것이다.

기본적인 사상도 자바에 토대를 두고 있다. 네트워크상에서 이동할 수 있는 코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자바의 특성인 「플랫폼 독립성」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니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디바이스마다 자바가상기계(JVM)의 일종인 KVM(K Virtual Machine)과 지니 라이브러리가 탑재돼야 한다.

결국 지니의 활성화에 중요한 변수는 자바다. 또 지니가 휴렛패커드나 엡슨을 비롯, 얼마나 많은 디바이스 제작업체들을 자체 진영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자바나 KVM이 시장 초기단계로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데다, 「네트워크 세상」이라는 개념이 피부에 와닿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지니가 가야 할 길은 아직은 멀어 보인다. 실제로 지니가 대중적이거나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에 적용되고 있지는 못한 상황이다.

그러나 ADSL이나 케이블모뎀 등 고속 통신망의 확산 추세에 비추어 볼 때 지니는 조만간 일상 속으로 파고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가트너그룹은 2년 이내에 지니가 보편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고 최근들어 지니기술을 이용한 프린터나 카메라 등이 속속 선보이며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어 지니의 상용화 시기는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