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소형가전 사업 확대 움직임

삼성전자가 IMF 이후 축소해온 소형가전 사업을 다시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소형가전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소형가전 사업을 이끌고 있는 국내판매사업부 가전 MD(머천다이징)그룹은 최근 자사의 소형가전 공급을 전담하고 있는 노비타로부터 로터리히터·식기건조기·다리미 등의 OEM 관리를 넘겨받아 OEM 제조사와 직접 거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MD그룹 관계자는 『이들 품목을 직접 관리하기로 한 것은 노비타를 거치지 않고 직접 OEM업체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음으로써 중소제조업체 제품과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일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소형가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위상과 점유율을 제고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분석은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선풍기도 OEM업체와 직거래할 예정으로 알려진 점과 최근 전기밥솥 신제품을 대거 출시하며 자사 대리점뿐만 아니라 양판점과 할인점에까지 대대적인 물량공급에 나서고 있는 점을 볼 때 타당성이 매우 높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LG전자가 소형가전 중 동절기 최대품목인 로터리히터 사업을 최근 포기하기로 결정하고 대우전자도 전기밥솥과 선풍기 등 소형가전 품목 생산을 완전히 중단한 것과는 정반대로 삼성전자가 오히려 소형가전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소형가전업계는 차가운 시선을 보이고 있다.

소형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IMF 이후 OEM업체들을 가차없이 잘라내며 사업을 축소했던 삼성전자가 다시 소형가전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기업윤리상 문제가 있다』며 비난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98년 초 OEM공급선과 취급품목수를 8개로 대폭 줄였으며 자사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소형가전제조법인 노비타를 통해 제조 및 OEM 관리 등을 일괄운영하도록 해왔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