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의 가격이 계속 낮아지면서 20GB이상의 대용량 제품이 시장의 주력제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PC경기 위축과 함께 용산 등 유통업계에 HDD 물량이 남아돌면서 지난 1·4분기까지만 해도 20만원을 호가했던 20GB(5400rpm 기준) 제품이 지난달 초부터 13만원대가 무너진 데 이어 11일 현재 12만1000원으로 떨어졌다. 또 25만원을 웃돌았던 30GB(5400rpm 기준) 제품도 15만∼16만원에 거래되고 있어 넉달사이에 무려 9만원 이상 떨어지는 등 대용량 제품의 시세하락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7200rpm 제품도 대용량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이 빠르게 내려가고 있다.
반면 1·4분기에 10만∼12만원에 판매됐던 8∼10GB급(5400rpm) 제품은 10일 현재 9만3000∼10만5000원대에 거래돼 대용량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하폭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용량 HDD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은 PC경기 불황으로 HDD 유통물량이 남아돌고 해외에서 값싼 그레이 제품까지 유입돼 유통업체들간 저가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퀀텀의 7200rpm 30GB 그레이 제품의 경우 지난 5월에는 34만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그레이 제품 유입 증가로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해 최근에는 20만원대도 무너져 19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20만원대 초반에서 겨우 유지되고 있는 40GB급(5400rpm) 제품도 이달안에 20만원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HDD시장도 20GB 이상 대용량 제품이 주도하면서 실제 조립PC의 경우 지난 1·4분기에는 10∼15GB급 제품이 주로 장착됐지만 요즘엔 100만원대 이하의 저가 제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17GB이상의 대용량 제품이 장착되고 있다.
용산 나진전자월드 송일석 PC월드 사장은 『요즘 PC를 조립해가는 소비자들은 대부분 17GB이상의 제품을 선호하고 있으며 10명에 3명 가량은 30GB이상의 대용량 제품을 찾는다』고 말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