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내년 평양에 CDMA기지국 설치, 단말기 공급, 대북 사업 윤곽-향후 5년간 5조300

이르면 내년부터 평양시민이 한국산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이동전화 단말기를 사용하고 개성에 조성될 800만평 규모의 서해안공단에 3만회선 규모의 광통신망이 구축될 전망이다.

현대그룹의 고위 관계자는 『오는 9월중 현대전자와 북한 당국간 대북 통신현대화 사업계획이 확정될 예정이며 그 투자규모는 향후 5년간 약 5조3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16일 밝혔다.

현대그룹은 최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을 비롯, 김윤규 건설 사장, 이익치 증권 회장 등이 방북, 대북 경협을 논의했고 관광 및 공단 조성사업에 관한 합의는 공식 발표했지만 통신분야 대북 프로젝트가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는 우선 약 300억원의 자체 자금을 동원, 내년까지 평양시내에 CDMA방식 이동통신 기지국 25개를 세우고 단말기 5000대를 공급하는 동시에 개성 서해안공단에 1차로 1만회선 규모의 광통신망을 구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관광객을 대상으로 일부 개통된 금강산 관광특구의 유무선 통신망 확대 조성도 추진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이 고위 관계자는 『북한측이 평양시내에서 사용할 이동전화 단말기를 1차 5000대, 2차 2만대를 요구하고 있으며 서해안공단의 광통신망 규모도 1차 1만, 2차 2만회선으로 점차 확충할 것을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현재 북한측과 통신장비 및 단말기 공급대금 회수방안을 확정하기 위해 협의중이며 곧 결론이 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는 특히 그룹 자금난에 따라 천문학적 대북 투자재원 조달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 『충분한 대비책을 갖고 있다』며 『북한 및 해외업체의 투자를 적극 유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는 대북 통신사업 투자재원을 △일본이 북한에 지불할 일제 식민통치 관련 보상금의 일부 △현대전자의 자체자금 △일본 50여개 통신업체로부터 유치할 벤더파이낸싱(먼저 장비를 공급하고 대금을 장기저리융자 등의 방식으로 회수하는 것)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는 금강산 관광사업을 계기로 북한내 통신망 사업 우선권을 획득, 온세통신과 협력해 온정리 일대의 유무선 통신망 가설에 나서고 있고 평양 이동전화서비스 등의 프로젝트가 본격화할 경우 한국통신·하나로통신 등과 동반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