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PP, 개국도 하기 전에 삐걱

지난 5월 방송위원회의 사업허가를 받은 일부 신규 프로그램 공급자(PP)들이 방송송출도 해보지 못한 채 사업을 포기하는 사태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웨딩TV·제이씨현시스템·미래산업 등은 참여 주주사간의 갈등 등으로 인해 법인청산 및 본방송 연기 등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웨딩TV(대표 손숙)는 콤텍시스템(28%)·삼화프로덕션(20%)·KMTV(15%)·머큐리금융컨설팅(15%)·이지클럽(12%) 등의 주주사들이 지분 참여율을 놓고 갈등을 벌여오다 최근 청산절차를 밟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 회사는 이미 진행중이던 방송장비 발주를 중지한 데 이어 해외 프로그램 수급방안도 보류시켜 놓았다.

웨딩TV의 관계자는 청산여부에 대해 『주주사 한 곳이 최악의 경우 청산작업에 들어가자는 의견을 제시한 적은 있으나 아직 결정된 사항은 아니다』라며 『최종적인 결정은 9월초쯤 내려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PG채널을 준비중인 미래산업(대표 정문술)은 당초 오는 10월 개국할 예정이었으나 개국시기를 올해말이나 내년초로 대폭 늦추는 등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SO들이 자체 채널 안내가 가능하기 때문에 별도로 EPG 채널을 내보내려는 업체가 많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당초 단독으로 사업을 진행하려던 계획을 변경해 지난 6월 말부터 SO들을 참여시키는 컨소시엄 형태의 법인 설립을 추진해 왔으나 최근 이같은 작업도 주춤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래산업 관계자는 『채널사업을 포기할 의사는 전혀 없으나 SO들의 설득문제나 내부 준비 작업의 미비 등으로 개국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DIY네트워크 채널을 준비해 온 제이씨현시스템(대표 차현배)도 법인설립은 물론 채널개국과 관련한 모든 업무를 중단한 상태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채널사업을 포기할지, 향후에라도 진행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내부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전혀 없다』고 밝혔으나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까지의 진행상황으로 보아 방송사업 자체에 대한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일부 신규 PP들의 사업포기 움직임에 대해 사업허가를 내준 방송위원회측에도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지 않느냐는 불만을 표명하고 있다.

방송위원회는 이에 대해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이미 각 사업자들의 방송사업에 대한 의지와 자본금 구성능력 등을 충분히 검토했으며 공청회 백서를 통해 그러한 내용을 증명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