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 포털 시대

필 하퍼 가트너그룹 아·태 본부 수석 분석가

지난해 야후와 라이코스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인터넷으로 가는 길목을 의미하는 「포털」이라는 단어가 지구촌 최고의 유행어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포털의 인기에 편승, 특정 분야 정보만 제공하는 웹사이트들도 포털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있다. 특히 호주를 비롯한 아태 지역에서 「엔터프라이즈(기업) 포털」이 새로운 유망 사업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야후나 익사이트 같은 인터넷 포털이 정보의 바다인 월드와이드웹(WWW)으로 통하는 창을 제공한다면 엔터프라이즈 포털은 회사의 정보, 시스템 및 프로세스를 볼 수 있는 창의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엔터프라이즈 포털은 회사 직원들이나 협력회사, 유통망, 고객 및 공급업체들에 정보검색 및 분류, 콘텐츠 수집, 공고 기능 등을 제공하며 대부분의 경우 개인화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포털도 인터넷 포털과 마찬가지로 유사한 수평 및 수직 하위 클라스를 가지고 있다. 수직 포털은 영업부서와 같은 특정 사업 기능의 요구 사항을 서비스하는 반면 수평 포털은 특정 사업 기능에 관한 업계 전체의 요구사항을 서비스하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포털은 인터넷 포털에서 비롯되었다. 엔터프라이즈 포털 배후의 아이디어나 개념도 인터넷 포털에 기원을 두고 있다. 이는 이들 두 포털의 유형이나 기능이 서로 비슷하다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엔터프라이즈 포털의 개인화 기능은 인터넷 포털에서 따온 것이다.

그러면 최근 엔터프라이즈 포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지난 수년 동안 인터넷 사용 및 기술이 급속도로 증가한 사실을 들 수 있다. 이는 다시 인트라넷 팽창을 가져옴으로써 엔터프라이즈 포털 사용에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의 인기도가 급상승한 사실도 이후 엔터프라이즈 포털에 대한 관심을 부채질했다. 또 지난 10여년 동안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의 급성장과 이에 따른 정보의 과잉 현상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회사의 기본 인트라넷 구축에서부터 완전한 B2B 전자상거래를 수행할 수 있는 엔터프라이즈 포털을 개발하기까지 다음과 같이 4개 단계로 세분할 수 있다.

△1단계(기본구축):회사 정보 및 브로슈어, 간단한 검색 기능, 회사 인트라넷상의 기본 자원에 대한 링크 기능 등을 제공한다.

△2단계(콘텐츠 통합):방대한 정보, 대화식 운영, 개인화 기능 등의 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한다. 내부 및 외부 정보에 대한 통합 액세스와 방대한 링크 기능이 제공된다.

△3단계(애플리케이션 통합):ERP, CRM, 데이터베이스 자원 등과 같은 광범위한 애플리케이션 패키지 및 시스템에 액세스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4단계(사업 변혁):사업간 자원, 익스트라넷, 고객 및 공급업체에 대한 통합 및 지원 기능, 기타 조직간 사업 프로세스까지 모두 웹사이트에서 원클릭으로 처리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엔터프라이즈 포털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2001년 말까지 호주 대기업 웹사이트의 80%가 웹사이트 평가 모델을 기준으로 제1단계를 넘어설 것이지만 제4단계에 도달하는 회사는 5%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첨단 기술관련 회사들이 앞으로 3∼5년 안에 엔터프라이즈 포털 구축에 나선다고 가정할 때 그 시장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