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거일 「쓸모없는 지식을 찾아서」 중
지식과 지식인에 관한 논의에서 흔히 잊혀지지만 무척 중요한 항목은 지식의 값이다. 어떤 재화의 값은 그것과 관계된 경제적 구조를 집약적으로 드러내준다. 값은 계량화된 정보이므로, 논의에 값을 도입하는 것은 계량적 고찰의 바탕을 마련해 주어 논의를 알차게 한다.
인류의 역사를 통해 지식의 값은 꾸준히 싸졌다. 지식의 값이 싸지면, 지식의 이용이 늘고 지식인도 많아진다. 지식인이 많아지면, 사회가 이용하는 지식의 양도 늘어 지식의 값은 더욱 내린다.
지식의 빠른 증가와 극도의 전문화로 이제 거의 모든 지식인들은 아주 좁은 전공분야에서 벗어나면 일반인보다 두드러지게 나은 지식들을 지니지 못하게 됐다. 그래서 지식을 능동적으로 생산하고 전파하며 사회를 이끌어가는 존재라고 보는 지식인의 전통적 개념은 점점 쓸모가 적어지고 있다
메모:사회 전 분야에 걸쳐 지식의 빠른 노화로 이제는 지식의 생산과 더불어 「지식관리」가 중요한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지식은 조직되고 관리되어야 할 중요한 자산이고 원활하게 유통되어야만 한다. 전통적인 경제학에서 재화는 사용할수록 그 가치가 줄거나 없어지는데, 인터넷시대에는 지식의 공유가 오히려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다. 체계적인 지식 관리와 유통은 더 창조적인 새로운 지식을 낳을 수 있게 한다. 지식을 축적하고 구조화해 인터넷이라는 매체로 전달하는 지식산업은 무한정 발전할 것이다. 인터넷은 지식을 표현하고 창조할 수 있는 아주 효율적인 매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