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종합병원이 의료장비 공동구매를 위한 e마켓플레이스 구축을 추진하고 있어 국내 의료기기 시장에 일대 변화가 일어날 조짐이다.
24일 의료업계에 따르면 서울대학병원을 비롯해 연세세브란스병원, 고려대학병원, 삼성의료원, 현대의료원 등 국내 5대 종합병원이 의료장비 공동구매를 위한 e마켓플레이스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대학총장, 보건복지부 및 기획예산처 차관 등으로 구성된 서울대학병원 이사회에서 의료장비 공동구매를 위한 별도법인 설립안이 통과됐으며, 나머지 병원들도 e마켓플레이스 참여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를 마쳤다』며 『매킨지로부터 받고 있는 컨설팅 결과가 마무리되는 이달 말 이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내 대형병원의 의료기기 공동구매는 의약분업을 앞두고 예견된 일이다. 의약품 마진에 의존하고 있는 수익구조를 개선하고자 하는 병원들이 의료기기 원가절감을 주요 대안 중 하나로 검토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병원이 의약품 마진축소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방안으로 진단 및 진료 서비스의 개선을 통한 수익창출을 모색하고 있어 의료기기 공동구매는 원가절감뿐만 아니라 수익성을 확실하게 보장해주는 고성능 의료장비 도입을 위한 준비작업으로도 해석된다.
5대 병원은 우선 수입의료기기 품목에 대해 공동구매를 실시할 계획이다. S병원 관계자는 『국내 의료기기 시장 중 수입의료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가격대비 90%에 이르는 실정』이라며 『의약분업이 아니더라도 수입의료기기 가격문제는 국가 차원에서도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고 말했다.
메디슨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의료기기 시장규모는 수입원가 기준 약 6억500만달러. 그러나 병원에 공급되는 가격은 2∼3배에 이르기도 해 소비자가를 기준으로 할 경우 1조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병원 관계자들은 공동구매를 할 경우 원가 자체가 종전보다 20∼40%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품목에 따라서는 3분의 1까지 구입비용이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