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프로그램공급자(PP)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사업허가를 받은 15개 신규 PP 가운데 자금력과 조직력을 갖춘 이른바 복수프로그램공급자(MPP)는 짧은 기간에 전체 케이블TV방송사업자(SO)의 60∼70%에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반면 단일 PP업체들은 SO와의 프로그램 공급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시험방송 개국 시기를 늦추는 등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MPP의 경우 수십만 가구에 달하는 SO와 중계유선방송을 보유하고 있어 자체 가입자만으로도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할 수 있으나 단일 PP의 경우는 이러한 자체 기반이 없어 SO 눈치보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신규 PP로 온게임넷 사업을 따낸 온미디어(대표 담철곤)는 OCN·캐치원·투니버스·바둑TV 등 4개 PP를 보유한 MPP로 지난 6월 온게임넷 방송을 시작한 이후 2개월 만에 60개 이상의 SO에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등 빠르게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성공에는 게임이라는 콘텐츠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끈 것도 중요했으나 온미디어가 다양한 PP를 운영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방송제작과 SO와의 협상에 적절히 활용한 것이 큰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m.net·CJ39쇼핑·드라마넷 등 3개 PP를 운영해온 제일제당은 올해 채널F와 패션채널 2개 PP를 추가하고 신규 PP사업을 조기에 정착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제일제당이 지난 6월부터 시험방송에 들어간 채널F는 2개월 동안 50개 이상의 SO에 방송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밖에 신규 PP인 이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태광산업(대표 이호진)은 MSO와 MPP를 결합한 MSP를 구축해 나간다는 전략에 따라 대규모 투자유치와 함께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 30개 이상의 SO와 프로그램을 공급협상을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또 태광산업은 올해 말까지 자사의 SO와 중계유선 가입자를 100만가구로 늘려 안정적인 기반을 확보하고 제일제당·온미디어 등 MPP의 신규 PP를 자사 SO를 통해 송출해 주는 대신 제일제당과 온미디어도 각자가 보유한 SO나 중계유선방송에 이채널을 송출토록 하는 상호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반면 웨딩TV·제이씨현시스템·미래산업 등 신규 PP들은 시험방송 개국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나머지 단일 PP들도 채널송출 협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PP들은 연내 단체계약을 맺더라도 큰 의미가 없다고 보고 SO들이 1년간 신규 PP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송출하도록 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이마저도 여의치가 않은 실정이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