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굴착하지 않고 지하에 매설된 하수관 파손부위를 보수할 수 있는 로봇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소(소장 장인순) 사용후 핵연료 원격취급장치 개발분야 연구팀(책임자 윤지섭 박사)은 지난 97년부터 99년까지 약 4억원의 연구비를 투입, 하수관 보수로봇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지름 300∼600㎜ 하수관에 적용할 수 있는 이 로봇은 폭 220㎜, 높이 185㎜, 길이 988㎜로 파손부위를 절삭하고 연마하는 절삭로봇과 연마 후 파손부위를 메워주는 첨착로봇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절삭용 로봇에는 절삭용 공구와 연마용 공구 등 2개의 공구를 동시에 장착, 로봇이 작업하는 상황에 따라 이들 공구의 위치를 임의로 변경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로봇의 전면에는 360도 회전이 가능한 CCD카메라를 부착해 각종 작업 등을 필요에 따라 원격으로 감시할 수 있도록 했다.
로봇은 9㎝ 정도의 장애물을 넘을 수 있으며 최대 60㎝/sec의 속도로 주행할 수 있다.
이 로봇은 기존의 굴착방법을 대체해 교통체증이나 먼지발생 등을 방지하는 것은 물론 작업비용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이번에 개발한 로봇은 기존 외국제품이 파손부위당 보수시간이 87분 소요되는 데 반해 28분이 소요돼 3배 이상의 작업시간 단축효과가 있다.
한편 국내에서 비굴착 방법에 사용되는 하수관 보수로봇은 주로 스위스와 일본에서 수입한 것으로 대당 가격이 6억원에서 12억원에 이르는 등 고가다. 따라서 이번에 개발한 로봇을 산업화할 경우 가격이 기존 외국 제품에 비해 3분의 1 가량 저렴해 향후 5년간 100억원 정도의 수입 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원자력연구소는 국내 하수관 보수업체인 동국화공과 최근 이 로봇에 대한 실시계약을 체결, 올해중 하수관 보수사업에 적용할 예정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