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업체들이 러시아 및 동구권으로부터 원천기술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기술도입은 실용화나 상품화로 바로 이어질 수 있는 것들이어서 벤처업계의 국제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벤처기업들이 최근 첨단 군사기술력을 갖고 있는 러시아나 동구권 국가 연구소 등과 공동개발 또는 원천기술 도입 등을 통해 신제품 개발·생산이나 새로운 사업에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웨이브프론티어의 경우 러시아 연방과학원 산하 국립전자연구소와 4년여의 공동연구를 통해 하나의 안테나로 여러개의 위성전파를 수신할 수 있는 「멀티 미러렌즈 안테나」를 개발, 다음달부터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이 제품은 기존의 파라볼라 안테나와는 달리 60도 범위 안의 모든 전파를 수신할 수 있어 큰 호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동시통역 벤처기업인 KNT(대표 이종기)는 지난 6월 러시아 푸슈킨연구소와 공동으로 인터넷과 유무선 전화를 이용한 한·러 자동 통·번역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또 음성인식이나 보안관련 기술 등으로 사회주의 국가체제의 필요에 의해 많은 연구·개발이 뒤따랐던 분야에서 기술협력 및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보안솔루션업체인 이코러스(대표 장기석 http://www.e-korus.com)는 지난달 러시아의 보안전문업체인 시그날컴(대표 블라디미르 스미르노프)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방화벽과 침입탐지 시스템, 가상사설망(VPN)을 하나로 묶은 「보안 예측 및 대응 시스템」 등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화이버텍과 이오테크닉스는 이미 러시아 기술을 도입, 성공한 사례로 꼽히고 있으며 엔토팜·한국신과학기술센타·사라콤·거림정공 등도 바이오와 정밀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와 맞물려 도입가능한 러시아 및 동구권 기술의 중개에 나선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중국내 「한국성 프로젝트」로 알려진 오비스의 경우 러시아의 통신사와 함께 5000여건의 러시아 원천기술에 대한 자료를 확보, 이를 필요로하는 국내 기업과의 매매를 중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비스는 최근 러시아 전문가를 팀장으로 영입, 러시아 프로젝트팀을 운영하고 있다.
씨에스테코놀로지(대표 안형기)도 「바이러시아21(http://www.buyrussia21.co.kr)」이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러시아 기술 및 엔지니어 중개를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조만간 국내기술을 사업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아직까지 벤처산업이 활성화되지 않은 이들 국가들을 상대로 한 실용화 기술 사냥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