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인증과 결제 기술 특허 태풍의 눈

이동전화를 통한 인증과 결제기술을 둘러싸고 특허권 시비가 표면화될 전망이다. 국내에서 제일 먼저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시작한 다날이 독자기술임을 내세워 대대적인 특허전쟁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다른 업체는 차별성을 주장하며 쉽게 물러나지 않을 태세여서 조만간 이를 둘러싼 특허권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허 공방 =이들 업체는 각기 독자적인 기술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 유사한 서비스와 기술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 기술의 핵심인 휴대폰으로 인증을 받거나 패스워드를 단문메시지(SMS) 방식으로 전송하는 데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시스템 구성이나 서비스 흐름 역시 대동소이한 상황이다. 특허 시비에 휘말릴 소지가 충분히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사의 원천 기술임을 주장하는 다날은 이미 다른 업체보다 앞서 지난해 8월 3건의 특허를 출원하고 실용신안 등록까지 마쳤다며 이들 업체가 자사의 기술을 도용했다는 입장이다.

다날측은 『이미 지난해부터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투입해 기술개발에 착수한 반면 다른 업체는 손쉽게 이를 도용해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다른 업체는 원천기술 자체는 이미 공개된 기술이며 이를 기술이 아닌 응용서비스의 하나로 보아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현황 =모바일 결제 서비스는 휴대폰을 통해 유료 콘텐츠를 살 수 있는 전자결제 서비스를 말한다. 휴대폰으로 사용자 인증을 받은 후 일회용 패스워드를 전송받아 곧바로 결제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편리한 지불방식과 무선 인터넷 사용자 증가 붐과 맞물려 사업성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7, 8개 업체가 서비스를 시작했거나 준비중이다. 현재 가장 앞서가는 업체는 다날이다. 다날은 「텔레디트」라는 이름으로 이달부터 SK텔레콤(011)과 신세기통신(017) 사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다음달부터 LG텔레콤과 손잡고 019 가입자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그 뒤를 이어 발빠르게 움직이는 회사로 인포허브와 모빌리언스를 꼽을 수 있다. 인포허브는 다음달부터 017 가입자를 대상으로 「와우코인」이라는 브랜드로 서비스에 나서며 모빌리언스도 서비스를 앞두고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이밖에 엔차지·아이엠케이·텔레후드닷컴 등이 시장에 출사표를 던져 치열한 시장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결점 =모바일 결제 특허 시비는 아직 아무도 특허를 인정받지 않아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다날은 가장 먼저 특허를 출원해 늦어도 올해 안에 특허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법적소송을 준비중이다. 이 때문에 아직은 서로 쉬쉬하는 상황이지만 수면 위로 특허문제가 떠오를 경우 특허분쟁으로 관련업체가 홍역을 앓을 전망이다. 더욱이 업체에서는 벌써부터 불필요한 신경전을 벌일 정도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허권 시비로 서비스 내용은 물론 이제 막 형성되기 시작한 모바일 결제시장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지금은 불필요한 소모전으로 힘을 낭비하기보다는 다같이 힘을 모아 시장을 키우는 데 주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