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삼성의료원·고대의료원·연세의료원·서울중앙병원 등 국내 주요 5개 대학병원이 의약품·의료기기부터 일반 사무용품 등에 이르기까지 공동구매를 위해 지난 7월부터 추진중인 e마켓플레이스 구축사업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서울대병원을 주축으로 진행중인 이들 5개 대학병원의 e마켓플레이스는 그 시장규모와 효과가 엄청남에도 불구하고 참여병원간의 내부 구매환경이 서로 다른데다 일부 병원간의 e비즈니스 이해관계가 실타래처럼 얽히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쉽게 찾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난항을 겪는 것은 병원들마다 지분참여, 전략적 제휴 등의 형식을 통해 인터넷 기업과 이미 e비즈니스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이들 인터넷관련 기업들이 사업중복에 따른 입지약화와 함께 독립성을 보장 받지 못한다는 이유로 공동사업 참여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삼성의료원은 365홈케어(B2C)·케어캠프닷컴(B2B·B2C), 서울중앙병원은 메디포유(B2B·B2C), 연세의료원은 닥터연세(B2C) 등 의료분야의 인터넷 기업을 최근 출범시키거나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이들과 e비즈니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5개 대학병원의 책임자가 공동으로 e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하는 데 있어 구두상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하더라도 각 대학병원과 관련이 있는 의약품도매상·인터넷기업 등이 공동참여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특히 의약분업 시행에 따른 의료계의 휴·폐업이 장기화되고 각 대학병원의 실무진들이 e마켓플레이스 구축에 대한 각 병원간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의료계가 처한 정치현안 해결에 급급하고 있는 것도 공동사업이 진척되지 못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e마켓플레이스 구축사업에 대한 시기상조론까지 흘러나오고 있는데다 일부 병원은 아예 불참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당초 이달말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됐던 종합병원 공동의 e마켓플레이스 구축사업은 일정상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자칫하면 2, 3개의 일부 대학병원만 참여하는 반쪽 e마켓플레이스로 남게 될 전망이다.
서울대병원의 한 관계자는 『5개 대학병원과 그 산하병원이 공동으로 e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한다면 그 규모는 최소 1조원 이상에 이르러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대승적인 차원에서 병원간의 합의점을 도출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