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일부터 시작된 의약분업 시행과 의료계의 휴폐업으로 병의원의 경영난이 심화됨에 따라 의료기기 제조·수입 업체들의 매출이 위축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7, 8월 두 달 동안 두 차례에 걸친 의료계의 휴폐업으로 진료수입이 대폭 줄어들면서 대다수 병의원들이 자금난을 이유로 들어 당장 필요한 의료기기 외에는 그 구매시기를 뒤로 늦추고 있다.
특히 외산 의료기기의 경우 병원은 자체 자금으로 의료기기를 수입하기보다는 업체가 제품을 사서 공급해주는 「내자」 형태의 구매로 전환, 수입업체들은 자금부담과 병원의 대금결제 지연으로 애를 먹고 있다.
실제 의료기기협회·의료용구조합이 집계한 의료기기의 수입요건확인 자료에 따르면 6월에는 6140만달러였으나 의료계의 1차 파업이 시작된 7월에는 5738만달러, 2차 파업에 들어간 8월 현재 4860만달러로 두 달 동안 수입액이 약 20% 이상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의료계의 파업사태로 의료기기 제조·수입업체의 월 평균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약 70∼80% 수준에 머물고 있어 「의료대란」이 앞으로 한 달 이상 지속되면 영세한 업체들은 도산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의료장비 수입업체인 알로카코리아 관계자는 『병의원들이 의료기기 구매시기를 관망함에 따라 월평균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의료파업이 장기화되면 상당수 수입업체는 자금난으로 도산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