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유통 채널이 다양화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EA코리아·판타그램·삼성전자·아오조라 등 주요 게임업체들은 최근 PC방을 타깃으로 한 별도의 유통 채널 구축 및 비디오 대여점과 편의점 등을 활용한 새로운 유통망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따라 그동안 총판→용산상가 중간도매상→소매점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게임 유통망이 크게 다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유통사인 EA코리아(대표 아이린추아)는 지난 7월 PC방 유통전문회사인 피디스퀘어(대표 김강열)와 제휴를 맺고 PC방을 타깃으로 한 유통채널을 강화했다. 이 회사는 올 10월 출시 예정인 「레드얼럿2」를 비롯, 자사에서 출시하는 모든 작품을 피디스퀘어를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최근 자사의 쇼핑몰(http://www.samsungsoft.com)을 통해 PC방을 회원으로 유치하고 있으며 PC방을 이용한 B2B·B2C 등의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약 700여개의 회원을 확보했으며 연내에 2000여개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9월 「킹덤언더파이어」를 출시하는 판타그램(대표 이상윤)도 조기 시장진입을 위해 PC방·대리점·직판 등으로 유통망을 세분화, 각 부문별로 전문 유통회사와의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아오조라엔터테인먼트(대표 진가인)는 지난 29일 영상물유통업체인 디지탈임팩트(대표 이제명)와 제휴를 맺고 올 10월부터 비디오대여점을 이용해 게임판매에 나서기로 했으며 감마니아코리아(대표 조성용)도 최근 출시한 「패스트푸드」를 편의점을 통해 판매, 톡톡한 효과를 보았으며 이의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도 소프트맥스의 자회사인 디지털에이지(대표 정영희)와 위자드소프트(대표 심경주) 등도 PC방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시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기존 유통 채널만으로는 전체 게임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PC방 부문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없는 데다 최근 전국 3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해 온 세진컴퓨터의 부도로 일반 소매점의 유통채널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은 소매점들의 상대적인 수입 감소현상을 불러와 기존 유통 채널에 적지않은 타격을 줄 전망이다. 특히 PC방의 대량구매를 전제로 낮은 가격에 책정, 공급된 제품이 일반 소매점으로 흘러들어올 경우 적정 가격을 둘러싼 대 혼란이 예상된다.
이에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통 채널의 다양화가 급진전될 경우 소매점의 채산성이 악화돼 국내 게임 유통시장이 왜곡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PC방·비디오대여점·편의점 등의 경우 배급사들과 결속력이 약하기 때문에 유통 채널의 다양화는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