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관호 한국인터넷정보센터 사무총장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아 인류는 인터넷에 의한 혁명적인 변화속에 살아가고 있다. 초기에 아카데미 안에서 학자들간의 제한적인 문서교류로 시작된 인터넷이 이제는 모든 분야에 아주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정보 부가가치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으며, 시공을 초월한 사이버 공간에서 전자상거래가 3개월마다 2배 이상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의 인터넷 이용자수는 1600만명을 돌파하였고, 한국은 초고속인터넷서비스로 인터넷강국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물론 인터넷세상이 열리면서 편리함과 신속함 등의 장점도 있지만, 당초에 많은 사람들이 염려했던 인간성 상실, 세대·지역간 정보격차, 사이버시대의 윤리나 보안문제 등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앞으로 사이버시대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는 예측하기가 쉽지 않지만 현시점에서 예견할 수 있는 것은 첫째 컴퓨터·디지털가전·통신기기 등이 융합되면서 훨씬 간편한 지능형 단말기로 통합될 것이며, 둘째 현재의 인터넷보다 훨씬 고도화된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이들 정보단말기를 연결시킴으로써 디지털경제의 영향이 일상 생활에까지 깊이 침투하게 될 것이다. 셋째는 이러한 변화가 개인·기업·국가의 활동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킴으로써 정치·경제·사회·문화, 그리고 삶의 형태까지도 사이버시대로 전환시킬 것이라는 점이다.
이렇듯 급속한 변화의 시대에서 한국인은 변화에 익숙하고, 변화를 좋아하며, 또한 이를 즐기기까지 한다는 점 때문에 『나는 한국이 두렵다』고 언급한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제프리 존스의 주장에 공감한다. 『21세기는 변화의 시대며, 변화를 쫓아가지 못하는 사람이나 집단은 더 이상 설 곳이 없어질 것』이라며 『나아가 변화를 쫓아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여 스스로 변화를 꾀하는 사람, 변화를 이끌어가는 사람만이 21세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제프리 존스는 강조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국난으로까지 인식되었던 IMF 관리체제를 겪으면서, 우리 국민은 시대적 고난을 함께 헤쳐나가기 위하여 내핍생활뿐만 아니라 장롱속에 있는 금붙이를 꺼내 놓았으며, 외국 동전을 모금하는 등 작은 힘을 모아 변화의 소용돌이를 극복하여 왔다. 거센 구조조정 속에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은 새로운 직업으로 PC방을 열어 지금은 2만여개의 PC방이 전국에 산재하게 되었으며, 이들 PC방이 이제는 인터넷 인프라의 주요 거점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우리 국민은 IMF 관리체제의 시련을 우리나라의 인터넷 발전을 앞당기는 발전적 기회로 활용하게 된 것이다.
또한 우리는 정부와 민간이 합심하여 정보의 소외계층을 없애고, 지역간 정보격차의 벽을 허물면서, 나눔의 인터넷 철학을 심어가기 위하여 주부 200만명의 인터넷 교육과 매년 20여만명의 장병에 대한 정보화 교육, 그리고 실버넷운동을 통한 노년층의 정보화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같은 인터넷 교육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만의 독특하고 앞선 정보화 교육으로 세계가 이를 높이 평가한다. 바로 정이 넘쳐나는 인터넷세상을 구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인터넷강국을 실현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모인 결과 인터넷에 관해서는 우리나라가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앞서가고 있다고 자부해도 좋을 듯싶다. 인터넷 관련 각종 통계조사 결과 세계 5위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미국·일본 등 주요 선진국이 벤치마킹을 위하여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우리나라의 인터넷 관련 견학 및 교육 등을 요청하고, 관련 국제회의나 세미나 등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과거와는 판이하게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으로의 자리매김을 확실하게 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인터넷 발전을 위하여 헌신적인 노력을 보여준 영웅들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관련 국제회의 등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우리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전문가, 실버넷운동에 자원봉사로 나선 교수와 희생정신으로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학생, 하루 24시간 숨돌릴 틈도 없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연구가, 그리고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인터넷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벤처기업가, 바로 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인터넷의 질적·양적 발전을 위해 앞서서 활동하고 있는 인터넷의 선각자다. 우리는 이들을 우리나라의 인터넷 미래를 소리없이 개척해 나가는 사이버시대의 영웅이라 칭하고 싶다.
오늘날 이들 영웅이 작은 반도의 국가를 세계적인 디지털강국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활동에 깊은 감사와 갈채를 보내며 사이버시대에 인터넷강국으로 거듭 발전하는 우리나라의 밝은 미래를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