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땅으로 가는 e비즈니스>3회-日 이스쿨:美 킬러비즈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정의는 인터넷을 비즈니스에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인터넷이란 오프라인 마케팅의 연장선상에 있는 하나의 마케팅 채널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있다. 또 한편으론 인터넷은 그 자체만으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자 새로운 시장이라는 주장이다. 이번에는 인터넷을 이용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으나 추구하는 방향이 서로 다른 일본과 미국의 사례들을 비교 분석해보면서 인터넷 비즈니스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일본의 인터넷 비즈니스 시장은 앞에서 언급했던 정의 중 전자에 가깝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가는 일본인들의 특성 때문인지 대체로 오프라인의 강력한 생산기반과 브랜드를 가진 굴뚝기업이 인터넷 비즈니스 시장에 도전해 성공을 거두는 경우가 많다.

그 대표적인 예로 일본 굴지의 사무용품업체 플러스를 들 수 있다. 플러스는 오프라인에서 성공을 거둔 후 97년 온라인 토털 사무용품 B2B전문점인 아스쿨( http://www.askul.co.jp)을 오픈했다.

이 사이트는 인터넷 비즈니스 자체보다는 오프라인에서의 탄탄한 물류 및 배송시스템의 강점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1만1000여종의 방대한 상품을 갖추고 있으며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면 1600여개의 하부 판매조직인 대리점들이 그물처럼 짜여있는 택배망을 이용해 주문 당일 혹은 다음날 배달해준다.

또 효율적인 물류시스템을 통해 소비자가격을 낮추는 등 인터넷이란 마케팅 도구를 비즈니스에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월 매출액만도 15억엔에 이르는 대성공을 거두었으며 최근에는 B2C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편 인터넷은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비즈니스 모델이며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살펴보자. 기업간 거래의 e마켓 플레이스를 지향하는 미국의 킬러비즈닷컴( http://www.killerbiz.com)은 미국 실리콘밸리내 한국인벤처기업인협회장인 이계복씨가 설립한 회사다.

이 사이트는 물건을 납품하고자 하는 중소기업과 물건을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을 연결시켜주는 B2B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킬러비즈닷컴은 일본의 기업처럼 생산과 유통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 회계·감사·재정에서부터 컴퓨터·보험·법률 등 기업 운영에 필요한 80여가지의 서비스 및 5만가지 이상의 상품이 거래되는 시장만을 제공하고 거래 성사시 판매자에게 5%의 수수료를 받아 이윤을 남긴다.

사실 조달을 담당하는 솔루션은 시중에 많이 나와 있지만 고가의 가격으로 인해 중소기업들이 사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ASP처럼 조달과 관련된 소프트웨어를 온라인상에서 제공하겠다는 것이 킬러비즈닷컴의 전략이다. 지난 98년 오픈한 킬러비즈닷컴은 시장초기 진입자로서의 이점을 충분히 활용, 미국 인터넷 비즈니스의 전형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상과 같이 위의 두 사례는 비교적 자국에서 일찍 인터넷 비즈니스를 시작했고 B2B시장을 지향하고 있지만 비즈니스 내용에는 차이가 많다. 제조업의 튼튼한 뒷받침을 통해 온라인의 수익을 얻고 있는 일본과 순수한 지식 및 인터넷의 결합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국 인터넷 비즈니스의 특성이 아주 대조적이다.

그렇다면 21세기 선진국 대열에 오르기 위해서 우리가 얻을 교훈은 무엇일까. 그것은 결국 일본식, 미국식도 아닌 우리나라 시장의 특성에 맞게 발전시킨 인터넷 비즈니스다.

<김창준 인터넷컨설팅그룹 해외사업팀 cjkim@icg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