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한국전자전>테크노 물살이 디지털바다로...

「이제는 디지털이다.」

41개 성상의 연륜을 다져온 우리 전자업계가 오늘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전시장에서 아날로그형 전자산업 흐름의 물줄기를 디지털로 전환하려는 몸짓을 한껏 보여주게 된다.

새 밀레니엄 시대를 여는 첫 전자전이란 기대감 속에 2일 개막된 2000한국전자전(2000 Korea Electronics Show)은 밀레니엄 산업시대의 화두인 디지털을 내세워 오는 6일까지 5일 동안 우리 전자산업의 수준을 대내외에 한껏 과시하게 된다.

이번 전시회는 우리나라를 비롯, 미국·일본·영국·중국·대만·홍콩·독일·싱가포르·네덜란드·스위스 등 전세계 11개국 350여개 업체가 참여, 삼성동 코엑스전시장 총 5400평 면적의 전시장에서 자국의 전자산업기술 수준을 뽐내고 있다.

멀티미디어관·정보통신관·산업전자관·전자부품관 등 4개 관으로 나뉘어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규모면에서 지난해 대회보다 다소 줄어들었으나 내용상으로는 오히려 알차 주최측인 전자산업진흥회측은 연인원 20만명의 관람객 방문을 기대하고 있다.

「디지털 세계가 우리 눈앞에!(It’s a digital world!)」라는 기치아래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코엑스 신관과 구관에서 동시에 열려 우리경제의 주역으로 IMF위기를 거쳐오면서도 지칠줄 모르고 성장해 온 전자산업의 저력을 보여준다.

지난 59년 라디오 조립을 시작으로 전자산업이 태동한 지 올해로 만 41년째, 그리고 한국전자전이 시작된 지 만 31년째인 2000한국전자전은 밀레니엄 전자산업의 화두인 디지털을 중심으로 변화하는 신경제 패러다임을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전세계 전자산업 생산량의 4%를 점유하며 미국·일본·중국·독일·영국에 이어 세계 6위의 전자산업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어느새 중국이 저앞에 달려가고 있고 영국에 이은 세계 6위의 전자산업국이란 꼬리표를 달게 된 우리 전자산업은 이번 전시회를 새로운 전환점으로 삼게 될 전망이다.

우리 전자산업은 올해 670억달러의 수출을 기록하면서 20.5%의 성장세를 보이고 총수출의 38%를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말 그대로 우리 경제의 기둥으로서 끝모르는 성장을 위해 달리고 있다.

디지털을 내세워 전시역량을 집중시킨 이번 전시회는 업체에는 그 변화를 직접 확인시켜주면서 내년 사업방향을 가늠케 하고 관람객들에게는 디지털시대의 흐름을 한눈에 알게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굵직굵직한 주요 전시품목들만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이러한 흐름은 충분히 읽힌다.

생활 속에서 보다 윤택하고 풍요로움을 약속하게 될 디지털 멀티미디어제품군 가운데에는 차세대 디지털TV, 초대형 벽걸이TV에 사용되는 초대형 디지털PDP(Plasma Display Panel), 인터넷 디지털 냉장고, DVD플레이어, 수퍼오디오 CD플레이어 등이 단연 돋보인다.

이 뿐만이 아니다. IMT2000·ADSL 내장형 모뎀, 웹박스 등 인터넷시대를 주도하는 첨단 정보통신 제품들도 우리나라 정보통신산업에 기여하고 있는 전자업계의 숨은 힘을 보여주고 있다.

눈을 돌려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첨단 기술제품군들을 살펴보자.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자랑할 수 있는 반도체 기술의 결실이라 할 288M램버스 D램과 초고화질 화면을 보여줄 박막트랜지스터형 액정표시판(TFT LCD)이 있다. 또 65인치 초대형 고선명 PDP와 디지털TV용 34인치 완전평면 브라운관도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또 우리경제의 새로운 기둥으로 등장한 중소 벤처기업들의 기술개발성과도 선보여 관람객의 눈길을 끌게 된다.

특히 올해 전시회에는 고부가가치를 가진 신개발 우수 국산전자부품인 155Mbps급 광송수신 전자부품과 탄탈고체 전해콘덴서, 16채널 파장분할·결합기 등이 출품돼 각광받을 전망이다. 또 IMT2000상용서비스를 앞두고 시장팽창을 예고하고 있는 초대형 후판 인쇄회로기판(PCB)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올 행사에서는 첫날 축하 리셉션과 함께 우수개발 전자부품 콘테스트 시상식이 열려 LG전선, 대우전자부품, 한국단자공업 등 우수기업에 대한 시상식을 갖게 되는 등 부품소재산업에 대한 관심을 부각시키게 된다. 또 대회 넷째날인 5일에는 디지털TV 기술세미나가 열려 미래 지식정보화의 비전을 제시하게 되며 이어 6일에는 무선인터넷 기술세미나가 열려 일반인들의 생활 속에 스며드는 첨단기술 발전동향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2000한국전자전은 새 밀레니엄을 장식하는 첫 행사답게 처음으로 행사 전과정을 웹페이지(http://www.eiak.org,www.kes.org)를 통해 방송하게 된다.

2000한국전자전은 밀레니엄 디지털코리아의 서막을 예고하면서 우리 경제성장엔진인 전자산업의 저력과 미래를 동시에 확인시켜주는 장이 될 전망이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