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형.」 미국 이스트먼 코닥의 임직원들이 올 1월 최고경영책임자(CEO)에 취임, 코닥을 이끌고 있는 대니엘 카프 사장을 평할 때 자주 쓰는 말이다.
금요일이 되면 어김없이 카프 사장실에 각 사업부의 주요 간부들이 차례차례 얼굴을 내민다. 무릎을 맞대고 회사 사정을 토론하고 방향을 검토하는 카프 사장 특유의 경영 회의가 벌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모든 일을 대화로 풀어가는 카프 사장의 특징은 전 CEO이자 지금은 회장으로 있는 조지 피셔의 상명하달식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하는 수직적 경영 스타일과 대조를 이룬다.
이들 두 사람은 사실 각각 CEO와 최고운영책임자(COO)로 97년부터 3년에 걸쳐 2만명의 감원, 7억달러의 경비 절감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과감히 수행하면서 코닥의 사업 체제를 디지털 시대에 맞도록 만든 인물이다.
카프 사장의 임무는 이제 「필름 코닥」의 이미지를 뛰어넘어 「디지털 시대의 코닥」을 만드는 일이다. 사진 사업을 핵으로 디지털제품, 네트워크 사업 등을 전개하는 것이다. 아메리카온라인(AOL)과 제휴해 추진하는 e메일을 통한 사진현상 서비스, 전사원을 대상으로 하는 연간 40시간의 「디지털 연수」 등은 그 일환이다.
대화와 팀워크를 중시하는 카프 사장의 경영 스타일이 빠른 변화를 특징으로 하는 디지털 시대에 빛을 발하게 될지 궁금하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