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를 맞고 있는 김치냉장고시장이 때아닌 특허분쟁에 휩싸여 있다.
그동안 김치냉장고 특허권문제를 놓고 삼성전자와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여온 만도공조(대표 황한규)가 최근 빌텍·태영·센츄리·신일산업 등 김치냉장고를 제조 또는 판매하고 있는 4개사에 대해 각각 서울지방법원과 수원지방법원에 「특허권 등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과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대해 빌텍과 태영 등 이번에 피소된 중소 김치냉장고 제조업체들은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책을 모색하는 등 법정투쟁에 대비한 준비작업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김치냉장고에 대한 특허권 및 의장권·실용신안권 등 지적재산권을 둘러싼 업체간 분쟁은 만도공조와 삼성전자간의 싸움에서 만도공조와 나머지 전체업체의 대결 양상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만도공조는 해피라인을 비롯한 다른 업체들도 특허권 침해내용이 확인되는대로 법원에 추가로 제소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어 김치냉장고시장이 당분간 특허공방에 내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만도공조측에서는 『최근들어 김치냉장고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상당수의 업체들이 「딤채」를 그대로 카피, 많은 피해를 입고 있어 회사 이미지 및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제소한 것』이라며 『차제에 무분별하게 만도제품을 카피하는 행위를 근절시키고 무질서한 시장질서도 바로 잡아나갈 계획』이라고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자사의 김치냉장고 브랜드인 「딤채」가 김치냉장고의 대명사로 인식되면서 다른 중소업체제품을 「딤채」로 잘못 알고 구입한 소비자들이 만도공조에 AS요청이나 제품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아 이같은 업체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는 것이다.
반면 이번에 제소를 당한 중소업체들은 이번 소송이 생존문제와 직결되는 만큼 사활을 걸고 강력히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빌텍의 김익홍 사장은 『빌텍은 만도공조보다 2년 정도 앞선 지난 93년 김치냉장고를 상품화하면서 많은 특허를 획득했고 특히 만도공조가 빌텍에서 배워간 기술도 많기 때문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며 『이번에 같이 피소당한 태영과 연계해 만도공조의 제소에 대응하는 동시에 만도공조를 상대로 특허부문에 대해 맞제소하는 등 끝까지 싸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