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벤처위기론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입주비용이 비교적 저렴한 창업보육센터 등 벤처집적시설을 찾는 벤처기업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벤처집적시설은 이미 여유공간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포화상태여서 당분간 기업들의 사무실 대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벤처집적시설이 요즘 이들 업체로부터 더욱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저렴한 입주비용과 창업을 위한 기본 인프라 구축이 다른 일반 건물보다 잘 돼 있기 때문이다.
평당 1만∼2만원선에 불과한 입주비용은 창업초기에 자금조달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초창기 벤처업체들의 구미를 당길 수밖에 없다.
더욱이 대학이나 연구소내 창업보육센터의 경우 각종 연구기자재 및 시설, 우수 연구인력 등을 손쉽게 구할 수 있어 업체들로부터 입주대상 1순위로 떠오른 지 오래다.
대덕연구단지내 ETRI창업보육센터는 이 지역 벤처업체들이 가장 선호하는 입주시설 가운데 하나다.
올해말 33개 업체가 2년간의 보육과정을 마치고 졸업하지만 이에 따른 여유공간은 거의 생각할 수 없다.
ETRI가 올초 벤처기업이 입주해 있던 일부 건물을 연구개발정보센터에 매각, 이 건물에 입주해 있던 대다수의 업체가 임대기간이 끝나는대로 사무실을 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ETRI창업보육센터는 빗발치는 입주문의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벤처들을 맞이할 만한 여력이 거의 없는 상태다.
대전시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나 소프트웨어지원센터도 각각 24개 업체와 33개 업체가 입주해 있지만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3월 개관한 소프트웨어지원센터의 경우 지난달 28일자로 마지막 업체가 입주함으로써 여유공간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대학창업보육센터도 입주를 원하는 벤처기업의 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입주공간은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들었다.
센터에서 지원하고 있는 각종 시설 및 용역이 벤처기업인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등장하면서 각 대학센터는 입주공고와 무관하게 빗발치는 입주문의로 정상적인 업무진행에 지장을 받고 있을 정도다.
더욱이 각 대학들은 센터개소 초기처럼 대규모 입주기업 모집사례가 적어지자 신문공고를 통한 모집보다는 홈페이지를 통한 공고를 일반화해 업체들의 입주정보 수집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입주경쟁이 치열하기로 소문난 고려대의 경우 입주심사에서 탈락한 업체와 개별적으로 문의하는 업체 가운데 성장성과 기술력을 갖춘 업체 리스트를 구축해 놓고 입주공고시 우선적으로 이들에게 알리는 방안을 택하고 있다.
평균 3 대 1의 입주경쟁률을 보이고 있는 광운대의 경우 입주대상에서는 탈락했으나 기술력이 우수한 업체들을 대기명단을 통해 DB화하는 한편 향후 입주공고시 개별적으로 알려 지속적인 관심을 보임으로써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서울대 신기술창업네트워크단도 하루평균 10여건에 달하는 입주문의 전화를 받느라 다른 업무에 지장을 받을 정도다.
ETRI창업지원센터 관계자는 『요즘들어 업체들의 입주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입주기간이 만료된 업체들도 연장을 요청하고 있어 이래저래 당분간 빈 공간을 찾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