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 산업계에 e비즈니스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규모의 경제와 시장장악에만 익숙했던 오프라인의 기업들이 세계적인 경제흐름에 맞춰 「내부 프로세스의 효율화」와 「고객만족」이라는 새로운 e비즈니스 전략으로 무장해 나가고 있다. 전 업종에 걸쳐 오프라인기업이 전개하는 e비즈니스 성공전략을 e비즈니스 현장 제1선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는 각 기업 본부장들의 활약상을 통해 매주 월요일에 소개한다. 편집자◆
대신증권은 국내 증권업계의 e비즈니스화를 선도하는 작은 거인이다. 내로라 하는 그룹 계열사들이 즐비한 증권업계에서 대신증권은 약정액과 약정수수료 등 모든 실적에서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다. 금융분야에만 한우물을 파는 나홀로 기업인 대신증권의 이같은 빛나는 성공뒤에는 문홍집 전무(전산본부장 겸 e비즈니스본부장)의 「앞선 생각, 앞선 실천」이 있었다.
『대신증권은 80년대 말까지만 하더라도 시장점유율 9%의 건실한 전문기업이었습니다. 그러나 90년대 중반들어 그룹사들이 증권업에 진출하면서 점유율이 6%로 뚝 떨어졌습니다. 사실 이같은 위기가 남보다 한발 앞설 수 있는 기회가 됐습니다.』
문 전무는 이때부터 자금과 인력이 열세인 대신증권이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경영효율성을 높이는 방법밖에 없다고 판단, IT에 기반한 e비즈니스화에 매진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기존 오프라인 영업방식에 집착하는 경영진들을 설득해내는 일이었습니다. 전통적인 경영을 중시하는 경영진이 남보다 한발 앞서 영업망 확장이 아닌 IT도입을 위한 설비와 개발비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의 판단은 옳았다. 지난 97년 4월부터 사이버거래가 허용되자 어렵사리 개발한 사이버트레이딩시스템인 「사이보스 2000(현재 사이버스 2002)」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남들은 개발에 시간을 쏟는 동안 대신증권은 폭증하는 거래로 시스템을 증설하기에 여념이 없을 지경이었다.
『대신증권은 전체 약정액의 80%가 온라인거래로 이뤄집니다. 코스닥·선물·옵션거래에서는 온오프라인 모두 1위를 달리고 있고 거래소에서는 총계로는 4위지만 사이버거래에서는 선두를 지키고 있습니다. 시장점유율도 11%이상으로 치솟았습니다.』
사이버거래가 늘어나면 영업점거래를 위축시켜 수익이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결과는 그 반대였다. 사이버거래가 전체 시장을 5배이상 키워냈기 때문에 수수료 수익이 훨씬 늘어났다.
대신증권은 모든 조직과 사내 관리시스템이 모두 사이버트레이딩에 최적화하도록 구성돼 있다. 50대의 단말기를 갖추고 2명의 직원만 상주하는 소위 사이버객장을 50군데나 두고 있다.
문 전무 자신도 전산인 출신 중에서는 유일하게 사이버분야이긴 하지만 영업본부장을 겸하고 있다. 『e비즈니스는 전산과 상품개발·고객관리부서가 전면에 나서야 합니다. 고객과의 접점이 바로 이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결코 오프라인의 휴먼파워를 경시해서는 안됩니다. 고객들은 단말기에만 의존하지 않습니다. e비즈니스의 요체는 「오로지 온라인화」가 아니라 가장 적절하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조절해 나가는 진행형입니다.』
『주식거래는 불특정다수의 사자와 팔자가 거래되는 경매와 역경매를 절묘하게 혼합시킨 비즈니스모델이기도 합니다. 대신증권은 증권업 외에도 주식거래에서 쌓은 기술과 노하우를 살려 주식거래모델을 활용한 e비즈니스에도 나설 예정입니다.』 대신증권을 반석위에 올려놓은 그의 파이어니어 정신은 또다른 e비즈니스 도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