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 지상중계>주제토론-ASP산업 현황과 발전방향

◆전자신문사가 주관하는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회장 차재원)」이 9월 29일과 30일 이틀간 「ASP산업의 현황과 발전방향」이라는 주제로 9월 토론회 겸 워크숍을 가졌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ASP산업의 현실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발전방향에 대해 2시간여 동안 토론을 벌였다.

주제 발표자로는 홍정완 한성대학교 시스템공학부 교수, 권기식 한국오라클 제품기술본부장, 현덕훈 트러스트 대표이사가 나섰으며 「ASP산업의 현황과 전망」 「ASP산업의 성공요소」 「ASP산업의 발전을 위한 제언」 등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벌어진 자유토론시간에서 참석자들은 ASP시장의 국내외 동향과 앞으로의 발전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주제발표와 토론내용을 정리했다. 편집자◆

△공석환(CCC벤처컨설팅) =본격적인 토론에 들어가기 전에 변호사인 본인에게 최근 의뢰가 들어온 소프트웨어 패키지관련 분쟁건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모 회사에서는 소프트웨어 업체로부터 업무용 프로그램을 도입해 3개월 가량 사용했지만 자사 업무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품을 요구했다. 문제는 도입 회사가 반품한 패키지 가격만을 돌려받기 원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사용에 따른 업무 손실분에 대한 손해배상까지 청구했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의 경우 이같은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ASP는 이같은 문제가 발생할 소지는 없는지, 발생했을 경우 참고할 만한 법적 장치가 마련돼 있는가를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 중소기업의 경우 우선 회계가 낱낱이 드러난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회계 프로그램 자체를 자사 프로세스에 맞도록 고쳐달라는 요구가 있었고, 둘째는 각 부서에서 원하는 기능에 대한 첨가 요구가 많았다. 패키지 자체의 기능보다는 커스터마이징에 의한 기능첨가가 더욱 많은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었다.

일반 패키지 소프트웨어의 경우에도 이같은 현상이 발생한다면 ASP의 경우에는 이같은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국내에서 ASP산업은 성공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권기식(한국오라클 제품기술본부장) =대기업이 ASP 비즈니스에 직접 뛰어드는 것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이다. 국내 경제 특성상 몇 개의 대기업이 비즈니스를 분할하는 상황이다. 즉 특정 대기업의 관계사들은 타 계열사 제품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처럼 돼 있다. 때문에 ASP사업은 대기업에 종속되지 않은 독립적인 사업자가 훨씬 유리하다. LGEDS시스템이 ASP서비스 업체 「넥서브」를 분사시킨 이유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서현진(전자신문 논설위원) =미국의 여러 조사기관이 내놓은 ASP시장 전망이 각각 다른 것은 저마다 ASP를 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가트너그룹의 경우 ASP를 새로운 개념으로 보지 않고 기존 소프트웨어 벤더의 제품판매를 위한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자 또다른 비즈니스 모델의 하나로 인식했기 때문에 시장전망이 다소 비관적이지 않나 생각한다. 즉 ASP는 새로운 독립시장이 아니라 패키지 소프트웨어와 공존하는 요소일 것이다. 예를 들어 인터넷신문이 막 태동할 시점에 기존 인쇄매체가 과연 무너질 것인가 하는 문제가 대두됐지만 현재 인쇄매체와 온라인매체는 서로 다른 타깃을 겨냥한 각기 다른 시장으로 존재한다는 점과 일맥상통한다.

△신종철(송우아이앤티 사장) =ASP사업을 구상하는 여러 사업자들을 만나보았다. 국내에서도 한국오라클을 비롯해 여러 대형 소프트웨어 벤더들이 이 사업을 준비중인 것으로 안다. 현재 한국오라클의 ASP사업 전략은 무엇인가.

△권기식 =오라클 본사는 자사 소프트웨어 라이선싱을 통해 직접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지만 한국오라클은 넥서브와 에이폴스 등 사업자를 선정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협력사를 늘릴 계획이며 이를 위해 5, 6개 업체를 대상으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오창호(한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ASP가 초기도입 비용 및 운영자원을 절감시켜주는 등 매우 커다란 이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사용자 측면에서 「비용」의 의미를 좀 더 넓게 생각해보아야 한다. 즉 ASP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는 경우 여기에는 직접적인 비용뿐만 아니라 간접적인 비용, 즉 기존시스템을 포기하는 데 따른 전환비용, 새로운 시스템이 기대하는 효과를 낼 수 없는 경우의 기회비용, 시스템사용이 장기화되는 경우 ASP사업자에게 종속될 우려감, 외부에 기업정보가 유출되거나 혹은 파손될 위험성 증가에 따른 비용 등이 매우 커다란 요소로 작용한다.

따라서 ASP가 기대하는 만큼의 시장규모로 성장해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초기단계에서 ASP선택에 따른 위험부담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며, 「유연성과 융통성」을 갖는 상품 및 사업구조 설계가 매우 중요하다.

△홍정완(한성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 =ASP의 가장 큰 문제는 기업이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반영을 꺼린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e메일이나 그룹웨어 등은 프로세스가 간단해 이용이 확대된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ERP가 포함되어야만 시장규모가 크게 확대되기 때문에 ERP ASP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현덕훈(트러스트 사장) =올해들어 인터넷 관련 기업 및 ERP관련사들 사이에 ASP 붐이 조성되고 있다. 해외 마켓 리서치사에서도 향후의 시장은 ASP체제로 전환할 것을 예측했고 그 시장규모 또한 상당하므로 대부분의 업체가 이쪽으로 사업방향을 전환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엔터프라이즈 ASP 분야는 단순한 소프트웨어 임대 등 일반적인 ASP분야와 성격상 차이가 있다. ERP는 기업의 근간을 이루는 시스템이므로 투자규모가 적지 않고 기업 대부분의 프로세스를 이해, 설계 및 변경해야 하며 이를 위해 교육 및 변화관리 작업에 상당부분 노력을 해야 하고 이에 따라 어느정도 절대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의 엔터프라이즈 ASP분야는 여러 업체가 경쟁적으로 고객사를 확대하려고 하지만 자칫 과잉경쟁으로 인해 가장 중요한 그 기업의 ERP시스템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운영효율이 떨어지게 된다면 결과적으로 엔터프라이즈 ASP에 대한 신뢰가 실추되는 결과를 빚을 수도 있다고 본다.

△한상기(벤처포트 사장) =지난해 미국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이 ASP사업에 대해 토의한 적이 있다. ASP사업의 수익성에 대해 50대50으로 나타나 아직까지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각각의 고객에 맞춤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응용 소프트웨어가 풍부하지 못하다는 점과 이들을 쉽게 다룰 수 있는 엔지니어의 부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또한 ASP를 통한 각 기업의 효과와 이익은 많이 거론되고 있지만 실제 ASP사업자가 과연 원하는 수익을 낼 수 있는지가 좀 더 검토되어야 한다. 특히 최고 수준의 소프트웨어를 ASP로 할 이유가 있는가. 또 기업당 하나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경우 월정액을 기반으로 한 수익모델은 ASP사업자에 오히려 큰 문제점이 될 수 있다. 사용자 수, 사용횟수, 사용방식에 따른 다양한 요금체계 등이 개발돼야 할 것이다.

△권기식 =국내 인터넷산업에서 B2C 분야는 이제까지 크게 발전해 왔다. 이는 기업내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없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B2B의 경우 내부 IT 인프라를 갖추기 어려운 중소기업은 서비스가 쉽지 않다. 이에 대한 대안이 ASP며 이를 어떻게 육성시킬 것인가 하는 부분이 문제다.

△이기호(네비스텍 사장) =ASP와 기존 패키지 소프트웨어가 공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기 위한 방법론을 유추해 내야 한다. 중소기업이 쉽게 업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손쉬운 사용법 등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박영일(소프트웨어진흥원 원장) =기업에서 소프트웨어를 많은 돈 들여 사들여도 사용하는 것은 10%에 불과하다. 이는 제공업체의 기술력뿐 아니라 기업 CEO의 강력한 마인드와 직원들의 의지가 따라줘야 한다. ASP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에 기업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이 있지만 이를 극복해야 경쟁시대에 살아남아 정보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박기순(LGIBM 상무) =ASP 성장을 위해서는 TCO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ASP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직접 구축, 관리할 필요가 없어 TCO가 줄어든다는 점을 인식한다면 ASP 적용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장세탁(리인터내셔널 고문) = ASP는 물론이고 국내 IT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이 우선돼야 한다. 무료로 서민층에 PC를 제공하는 등의 지원책도 필요하다.

△서진구(코인텍 사장) = 결론적으로 ASP산업은 발전될 것이고 발전되어야 한다. 우선 그 현상적 이유로는 웹 또는 전자상거래의 상당부분은 호스팅 등 이미 ASP사업 범주에 있으며 또 D항공, P은행처럼 기업 전체의 정보화를 완전 아웃소싱하는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이미 ASP산업은 필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바탕을 갖고 있다. 물론 기업정보화의 핵심인 ERP부분은 안전성, 보안성 등 신뢰성 문제와 많은 커스터마이제이션이 요구되는 특성 때문에 준비기간이 다소 길어지고 있으나 이것은 시간 문제라고 본다. 선진국의 예도 그러하거니와 우리 정부와 ASPIC(ASP산업컨소시엄)를 필두로 ASP 사용 권장과 SLA(서비스수준계약), 보상보험 등 이용자들을 위한 노력이 경주되고 있다. ASP산업의 발전은 인터넷시대 초기의 붐처럼 기술 선도력이 뛰어나고 인터넷 시대의 국가 및 산업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도 발전되지 않으면 안된다.

△유병배(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부회장) = ASP는 어떤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느냐가 문제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되 업종별 컴포넌트로 제공할 때 사용범위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최해원(네오빌 사장) =전 SAP코리아 사장으로서 ASP산업을 긍정적으로 본다. ASP는 기업의 업무를 대신해 주는 것으로 오라클이나 SAP 등 대기업이 많이 준비하고 있다. ASP시장이 확대된다 해도 소프트웨어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정리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