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게임협력 활기

일본 게임업체들이 한국 게임개발업체에 대한 기술이전 등 예전과 다른 전향적인 태도로 전환, 한일 양국간 게임 협력사업에 밝은 전망을 안겨주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니·반다이 등 일본의 가정용 게임기업체들은 그동안 기술유출 등을 우려해 한국업체와의 제휴를 꺼려왔던 종전의 방침에서 선회, 국내 게임업체와 잇단 소프트웨어 개발 라이선스 계약(일명 서드파티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게임분야에 대한 일본업체들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고 최근에는 일본의 유력 아케이드 게임업체인 잘레코가 게임종합지원센터를 통해 국내업체와의 협력의사를 타진해 오는 등 한일 게임 협력사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처럼 기술장벽으로 작용해 온 일본 게임업체들이 서서히 문을 열고 나섬에 따라 정부는 일본에 전초기지를 마련하기로 하는 등 후속조치 마련에 부심하고 있

다.

◇가정용 게임기분야=일본 소니사가 국내 PC배급사인 아오조라(대표 진가인)와 PSⅡ용 콘솔게임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라이선스 계약 체결 관련 협의를 벌이고 있으며 이르면 내주중 정식 계약을 체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휴대형 게임기업체인 반다이는 지난달 음정시스콤(대표 이달수)과 자사의 최신 게임기 「원더스완」용 소프트웨어의 서드파티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일본 세가사는 현대세가엔터테인먼트사와 128비트 게임기인 드림캐스트의 국내공급을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며 현대세가측은 연말께 제품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일본 콘솔 게임기 개발업체들은 기술유출 등을 우려해 한국업체들과의 서드파티 계약을 포함한 직접적인 제휴관계는 외면해 왔다. 특히 게임기용 소프트웨어 개발 라이선스의 경우 철저히 자국업체 중심으로 서드파티 계약을 맺어왔다.

아오조라의 진가인 사장은 『일본 가정용 게임기의 서드파티는 일본은 물론 전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독자적인 제품개발과 마케팅이 가능하다』며 『소니사와의 계약이 체결될 경우 연간 10여종에 달하는 PSⅡ용 타이틀을 개발해 시장공략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온라인분야=전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국내 온라인 게임업체들과 제휴하려는 일본업체들이 줄을 잇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의 10대 게임 전문업체인 잘레코가 게임종합지원센터를 통해 국내업체와의 협력의사를 밝혀왔다.

게임종합지원센터 김동현 소장은 『잘레코는 현재 도쿄를 중심으로 2000여개의 PC방을 설립할 계획이며 이 PC방에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국내 업체와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며 『올해안에 국내 온라인 게임업체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잘레코와 게임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넥슨이 지난 8월 소니사와 PSⅡ용 온라인게임 개발을 위한 제휴를 체결했으며 NTT도코모와 무선 온라인게임 분야의 제휴를 추진중이고 엔씨소프트 역시 현재 일본의 한 업체와 온라인게임 분야의 제휴를 모색중이다.

◇정부 지원정책=정부는 게임종합지원센터를 통해 국내업체들의 일본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우선 현재 기후현에 있는 게임종합지원센터의 일본사무소를 적극 활용하고 이른 시일내에 게임개발·마케팅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일본게임지원센터를 도쿄에 설립할 계획이다.

게임종합지원센터의 한 관계자는 『현재 도쿄에 일본 문화산업지원센터를 설립해 국내에 있는 게임종합지원센터처럼 개발·마케팅 측면에서 한국업체의 일본진출을 지원할 체계를 갖추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