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라이벌인 LG전자와 삼성전자가 벌이는 홈쇼핑채널에서의 승부가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최근 홈쇼핑이 가전제품의 주요 유통채널로 떠오르는 가운데 삼성전자·CJ39쇼핑 진영과 LG전자·LG홈쇼핑 진영이 자존심 싸움을 전개하고 있는 것.
이 싸움에 불을 당긴 것은 CJ39쇼핑 진영. CJ39쇼핑은 삼성화재 출신인 조영철 사장 취임후 삼성전자 컴퓨터 판매, 신세계와의 제휴 확대, 시드니올림픽 마케팅 보험주관사로 삼성화재 선정 등 삼성과 뿌리를 같이 하는 업체들과 사업을 확대해 오다가 지난 2일부터는 황금시간대인 오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주단위 고정프로그램인 삼성전자 특별전을 신설했다.
지금까지 가전 특별 프로그램은 있었으나 한 업체의 가전제품을 고정프로그램으로 편성한 것은 CJ39와 LG홈쇼핑을 통틀어 이 프로그램이 처음으로 삼성전자 인지도를 감안할 때 2시간 동안 5억원 정도의 매출은 올릴 수 있는 효자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응해 LG홈쇼핑 진영은 지금까지 삼성전자·LG전자 등의 제품을 고루 판매해 온 황금시간대의 가전프로그램에서 삼성전자 제품을 빼고 LG전자제품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싸움이 재미있는 것은 LG전자와 삼성전자, LG홈쇼핑과 CJ39쇼핑 모두 해당분야에서 국내 1, 2위를 다투고 있는 업체라는 점. 또 이미 지난 93년 6월 분리를 선언했다고 해도 삼성과 제일제당(CJ)은 뿌리가 같고 LG전자와 LG홈쇼핑도 큰 줄기는 같다는 점도 이번 싸움이 호사가들에게는 삼성 진영 대 LG 진영간 경쟁으
로 비쳐 흥미를 더한다.
물론 이 싸움의 결과로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제품경쟁력을 객관적으로 비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또 홈쇼핑 채널간 판매경쟁력 비교의 객관적 잣대도 될 수 없다.
그러나 특별히 의도되지 않았더라도 라이벌간의 경쟁구도가 형성된 이상 4개 회사 모두 최선을 다할 것으로 예상돼 양 진영 프로그램의 매출결과에 뜨거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