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세대 청소년 사이에서 PC방이 최고의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으며 일반인의 우려와는 달리 PC방의 이용실태가 매우 건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소방안전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 등 시설 및 환경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정보문화센터(소장 김봉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소장 최장집)는 전국의 중고대학생 1500여명을 대상으로 「PC방 이용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0.8%가 일주일에 1∼2회 이상 PC방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41.3%가 이용하고 있다고 답한 전자오락실이나 만화방(18.8%), 노래방(18.3%), 당구장(13.7%) 등을 제치고 청소년이 가장 선호하는 문화공간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정보문화센터 등이 「PC방을 활용한 정보생활화 추진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6.6%가 PC방에서 음란사이트를 접속해 본 경험이 전혀 없다고 응답했으며 18%는 음란사이트에 거의 접속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같은 결과는 그동안 청소년이 PC방을 통해 유해사이트를 접촉하는 일이 많을 것이라는 일반인의 우려를 뒤집는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또한 청소년은 PC방에서의 흡연문제에 대해 64.5%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PC방이 게임과 인터넷 정보를 이용하는 건전한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PC방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서 조사 대상자의 12.9%는 「정보화를 촉진시킬 수 있는 유익한 공간」이라고 응답했으며 77.8%가 「개선해 활용할 가치가 큰 곳」이라고 응답하는 등 전체의 90.7%가 PC방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PC방을 정보통신의 중요 인프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PC방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는 조사 대상자의 26%가 불만족스럽다고 응답해 긍정적으로 답한 22.2%에 비해 많아 PC방의 시설 및 주변환경을 많이 개선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소방안전시설에 대해서는 57.1%가 불안하다고 응답,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응답자들은 편의시설·부대장비·여유공간 등의 항목에서 부정적 의견을 표시, PC방 환경개선의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청소년은 PC방에서 게임(47.1%), 정보검색(21%), e메일(14.6%), 채팅(11.4%) 등을 주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를 주도하고 있는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김문조 교수는 『전국 2만여개에 달한 PC방은 전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사례로 이번 조사를 통해 PC방이 한국의 정보통신문화를 발달시키는 데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은 설문조사를 토대로 PC방을 활용한 정보생활화 추진방안을 마련해 12월께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