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ing Up]콘텐츠 배달부 CDN이 온다

모방송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복귀한 서태지의 방송출연 모습을 스트리밍 서비스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서태지가 출연했던 방송을 미처 보지못한 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반가움은 이내 실망으로 바뀌고 만다. TV 만큼의 화질은 커녕 중간중간 일어나는 접속장애를 도저히 참기 힘들기 때문이다.

콘텐츠사업자(CP)의 생명은 사용자에게 콘텐츠를 얼마나 빨리 또 안정적으로 제공하느냐에 달려있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라 하더라도 사용자에게 제때 전달되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사용자들은 응답시간이 느리거나 장애가 빈번한 사이트를 다시 찾으려 하지 않을 것이며 미련없이 다른 사이트로 발길을 돌릴 것이다.

최근 이같은 사태를 미연에 방지해 줄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해 CP사업자나 네티즌들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Contents Delivery Network) 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이 서비스는 콘텐츠 전송속도의 저하를 막고 불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기술인데, 콘텐츠를 사용자에게 가장 가까운 곳까지 전달함으로써 콘텐츠 전송속도를 향상시킨다.

일반적으로 콘텐츠는 CP의 서버로부터 네트워크, 가입자망을 거쳐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경로를 갖는다. 이 중 서버의 처리속도나 가입자망의 접속속도는 눈부신 기술발전에 힘입어 상당한 발전을 이룩했다. 그만큼 인터넷의 속도저하 문제는 해소됐다.

문제는 사용자측 노드에서 CP 서버까지, 소위 미들 마일 구간이 다. 인터넷 사용자와 호스트의 폭발적인 증가에 따라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속도저하의 주범이 되고 있는 것이다.

CDN은 콘텐츠가 이런 미들마일 구간을 통하지 않고 사용자에게 전달되도록 해 속도저하 문제를 해결한다. 즉 각 ISP의 네트워크 하단에 여러 대의 캐시서버로 구성된 서버팜을 구축, CP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캐시서버에 미리 배치함으로써 사용자가 로컬 네트워크를 통해 콘텐츠에 접근하도록 하는 것이다.

서비스는 CP의 서버에 보관돼 있는 콘텐츠를 캐시서버로 복사하면서 시작된다. CP서버에서 콘텐츠가 변경되면 서버 에이전트가 콘텐츠의 배포를 담당하는 부분에 이를 통보한다. 변경된 콘텐츠를 캐시서버로 전송, 업데이트한다.

따라서 사용자는 콘텐츠를 요청할 경우 CP의 서버가 아닌 로컬 네트워크의 캐시서버에서 콘텐츠를 전송받을 수 있게 된다. 이 때 CP는 모든 콘텐츠 또는 일부 콘텐츠만을 CDN하도록 선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선택된 콘텐츠는 로컬 네트워크로부터 전송되고 선택되지 않은 콘텐츠는 CP 서버로부터 직접 전송된다.

이 서비스는 미국에서 아카마이테크놀로지스·아데로·디지털아일랜드 등 몇 업체가 지난해 처음으로 시작해 이미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AOL·시스코와 같은 대형업체들도 준비중이다.

한 시장조사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이 서비스의 전세계 시장규모는 2002년 약 20억달러, 2003년 약 40억달러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도 조만간 CDN서비스가 도입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