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신번호표시(콜러ID) 서비스가 올해안에 시행된다는 쪽과 불가능하다는 쪽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관련업계가 정통부와 서비스 이행주체인 한국통신 등 기간통신사업자에 서비스시점을 조기에 확정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발신번호표시서비스 도입을 위한 공청회 이후 연내 시행쪽에 무게가 실리며 단말기 개발, 관련부품 생산, 마케팅 등의 일정이 이에 맞춰 진행돼 왔으나 최근 소강상태를 보이며 사업곤란을 겪고 있는 업체가 하나둘씩 늘고 있다.
특히 일부 콜러ID업체의 경우 언론에 제품광고를 내보내며 일반전화이용자들로부터 폭발적인 문의와 판매요청을 받았지만 서비스시기가 확정되지 않아 오도가도 못하는 속수무책의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콜러ID업계는 서비스 시행시기가 계속 미뤄지면서 이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정작 본격서비스에는 참여하지도 못하고 도산하거나 생산피해를 입는 업체들이 속출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 콜러ID기능을 갖춘 전화기 또는 독립형 단말기를 생산하는 업체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 외에도 데이콤콜투게더, 원포유, 데이통콤, 배달정보통신 등 10여개에 이른다. 여기에 따라붙는 핵심칩 공급업체, 유통업체, 광고마케팅업체 등을 포함한다면 최소 50여개 이상의 업체가 콜러ID서비스의 본격 시행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통신사업자들이 오는 12월에 목표를 맞추고 콜러ID서비스 제공을 위한 망교체 및 신규설비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안다』며 『그것이 완료되면 상용 콜러ID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기본 요건은 해결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비스 시행의 가장 핵심적인 열쇠를 쥐고 있는 한국통신의 담당자도 『이동전화 5개 사업자와의 연동망을 기존 알투(R2)방식에서 넘버세븐(신호를 양방향으로 교환하는 방식)으로 교체하는 작업이 그동안 지지부진했지만 12월까지는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을 종합할 때 오는 12월이 콜러ID서비스 시행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사업자간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이 아니라 모든 통신사업자들이 신규수익 창출을 위해 원하고 있는 사업이고 콜러ID 단말기업체들도 서비스시행 만을 기다리는 「스탠드바이」 상태이기 때문에 일단 서비스 물꼬만 트이면 이후 시장활성화는 예상밖의 급류를 탈 것으로 보인다.
콜러ID업계 한 관계자는 『일단 시범서비스라도 시작하면 단말기 적체 등의 우려에서는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보다 좋은 서비스제공을 위해 향후 서비스추진 일정이라도 공론화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