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마켓플레이스들은 지금 고민중」
디지털경제의 황금밭으로 여겨지는 기업간(B2B) 전자상거래(EC) 시장에서 e마켓플레이스들이 당초 장밋빛 환상에서 점차 벗어나는 분위기다. 문만 열면 절로 기업들이 찾아오고 앉아서 돈을 벌 것이라던 기대가 점차 수그러드는 것은 물론, 출발 당시의 「독식」 전략도 「공존공생」으로 바뀌고 있다. 금융환경 등 업계를 둘러싼 외적 요인이 악화된데다 시스템 개발·구축이나 표준화, 글로벌 시장진출전략 등에서 특정 e마켓플레이스 혼자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연구조합이 지난달 131개 e마켓플레이스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요약, 소개한다.
◇현황 및 성공요인=지난달말 현재 국내 e마켓플레이스 구축현황을 보면 비즈니스모델수립(74%), 커뮤니티구성(66.6%) 등은 비교적 빠른 반면, 콘텐츠 구축(19.8%), 자금확보(20.8%), 인력확보(24%) 측면에서는 더딘 진행양상이다.<표참조> 특히 현재 난항을 겪고 있는 문제점들은 예산확보와 표준화 문제 등으로 요약돼 결국 업계의 공통 애로사항으로 파악된다.
경영진들이 판단하고 있는 3대 성공요인은 △사업모델 차별화 △신규 고객사 확보 △제품·서비스 경쟁력 유지 등으로 집약됐다.<표참조> 연구조합 송태의 이사는 『정교한 수익모델에 기반한 비즈니스모델 정립과 강력하고 광범위한 커뮤니티 구축이 핵심』이라고 풀이했다.
◇높아가는 제휴 가능성=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대목은 e마켓플레이스간 제휴 및 합병 가능성이 강하게 자기표현됐다는 점이다.<표참조> 응답결과 75.9%의 마켓플레이스들은 제휴·합병을 통해 마켓플레이스간(M2M) 거래방식과 소위 「메가」마켓이 곧 출현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휴 대상으로는 해외 e마켓플레이스가 81.9%로 가장 높았고, 이어 오프라인 업체(76.9%), 동종 e마켓플레이스(75.9%), 타업종 e마켓플레이스(68.4%) 등의 순이었다.
◇시스템 공동기반 및 표준화 =또 하나 눈여겨 볼 지점은 시스템 공동기반구축 및 표준화가 시급하다는 응답결과다. 조사 결과 응답기업중 71.4%는 개발의 효율성과 비용절감 차원에서 e마켓플레이스간 솔루션 공동 구입·개발에 공감하고 있었다. 특히 기업응용시스템통합(EAI), 국제 표준인 단일모델언어(UMS), 인터넷 전자문서표준인 ebXML, 웹애플리케이션 서버 등은 핵심 현안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이번 조사에서 시스템 독자개발 계획이 있는 기업은 19%, 아예 시스템 도입계획조차 확정하지 못한 곳도 9.6%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표준화 대상에는 전자문서(89%)와 상품·자재코드 등 전자카탈로그(85.1%)가 시급한 분야로 꼽혔다. 특히 전자문서 표준화가 진척되지 못할 경우, 변환기를 써서라도 서비스에 나서겠다는 곳이 전체의 66.3%에 달해 전자문서 표준화는 e마켓플레이스들의 절박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김홍기 이사장은 『e마켓플레이스는 결국 기업간 공존공생 전략이므로 업계는 우선 시급한 솔루션 현안들부터 구체적인 해결작업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