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대표적인 국제 전시회의 하나인 「제20회 홍콩전자전」이 11일부터 14일까지 4일간 홍콩종합전시장에서 열린다.
홍콩무역발전국이 주최하는 이번 전시회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홍콩·중국·대만·미국·일본·독일 등 전세계 20여개 국가에서 1500여개 업체가 참가, 신제품과 기술경연의 장을 마련한다.
더욱이 이번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홍콩국제조명전시회와 공동으로 열려 그 어느 해보다 알찬 전시회가 될 것으로 주최측은 기대하고 있다.◆
컨벤션센터의 중앙 전시홀을 비롯해 총 7개 홀에서 AV기기·가전제품·컴퓨터·멀티미디어·통신장비·보안시스템·전자부품 등 각종 전자제품과 상용기술이 대거 선보인다.
홍콩전자전은 이미 관람객·출품작·참가업체 면에서 비중있는 국제전시회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지난 97년 전세계 1150개 업체가 전시회에 참가한 것을 비롯해 98년 1388개 업체, 지난해에는 1400여개 업체가 참가했고 올해에는 1500개 이상 업체가 참가한다.
전시규모에 걸맞게 관람객 수도 아시아지역 국제전시회 가운데서는 최대 규모다.
주최측에 따르면 지난 98년 112개국에서 3만3000여명이 참가했으며 99년에는 4만명, 올해는 최소 4만2000명에서 최대 5만명의 바이어들이 전시장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람객도 아시아지역뿐만 아니라 미주·유럽 등에서도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등 지역별로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지난 98년의 경우 전체 관람객 3만3000여명 가운데 홍콩 관람객이 1만7000여명, 아시아 8200여명, 유럽 3800여명, 미주 1900여명이 참가했다.
이는 전자관련 국내외 업체들이 홍콩을 차세대 황금시장이라 불리는 중국과의 교역을 위한 교두보로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아시아 각국이 해외 마케팅을 통한 수출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전자전을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는 요인이다.
홍콩전자전에는 최신 기술이나 미래의 제품 트렌드 소개가 목적인 컴덱스·세빗 등과 달리 이미 상용화된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품이 대거 선보인다.
이 때문에 홍콩전자전을 방문하는 주요 관람객은 실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한 바이어가 대부분이다.
컴덱스 전시회가 첨단기술경연 전시회라면 홍콩전자전은 철저한 비즈니스 전시회인 셈이다. 실제로 홍콩전자전에서 최첨단 전시품은 소수에 불과하며 대부분 TV·오디오·주방가전·일반부품 등 일반가전과 전자제품이 주류를 이룬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전시회 규모와는 달리 볼거리가 없다는 지적도 있으나 참가업체의 상담과 수주실적은 어느 전시회보다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 이런 면에서 홍콩전자전은 신기술의 산실인 일본전자전이나 부품소재기술을 앞세운 대만전자전, 대기업 위주의 한국전자전과 달리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같은 점 때문에 아시아 주요 국가는 물론 미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네덜란드·벨기에·오스트리아 등 서방 선진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멕시코·모로코·터키 등 제3세계 업체의 전시회 참여 열기도 뜨겁다.
특히 이번 홍콩전자전에는 베트남과 뉴질랜드가 처녀 출전하며 인도 또한 처음으로 홍콩전자전을 통해 해외 바이어들에게 자국 상품을 선보인다.
주최측인 홍콩무역발전국은 이를 감안, 이번 전자전이 아시아지역 업체와 미주·유럽 등 비아시아지역 업체가 한자리에서 만나고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업체는 금융공황으로부터 타격을 거의 받지 않은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아시아 시장에서 장악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또 이를 기반으로 시장진입이 어려운 미국과 유럽 시장을 간접적으로 노크하는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
이에 비해 미국·독일을 비롯한 비아시아지역 참가업체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가격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아시아지역내 사업파트너 물색과 장기적으로 세계 최대규모인 중국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출품국을 보면 주최국인 홍콩의 경우 지난해 모두 900여개 업체가 참가했으나 올해는 약 1000개 업체가 참가했고 특히 중국은 지난해 200여개 업체가 출품해 홍콩을 제외한 최다 출품국으로 기록됐으며 대만도 참가업체가 매년 증가해 중국권이 전시회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의 50여개 업체보다 50% 이상 증가한 80여개 업체가 이번 전시회에 참가해 활발한 해외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번 홍콩전자전에 우리나라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주관으로 한국관을 마련해 지난해보다 2배 가량 늘어난 54개 업체가 한국공동관 형태로 참여하며 27개 업체가 독자 부스를 마련해 신제품을 뽐낸다.
한세전자·흥창·제이텔·성광전자 등은 소형 전자제품이나 통신제품·정밀계측기기·마이크로스피커·CCTV·자동차용 앰프·가전제품 등 각종 전자기기와 부품을 선보인다.
또 디엘텔레콤·시크롭·DSI 커뮤니케이션 등은 이동전화 액세서리, 지문인식 센서와 마우스, 보안관련 제품, MP3 플레이어 등을 전시해 세계 각국 바이어들의 눈길을 사로잡겠다는 각오다.
대다수가 중소기업인 우리나라 참가업체들은 차별화된 제품과 독특한 마케팅 전략으로 무장하고 개미군단의 위력을 유감없이 증명해 보일 태세다.
이밖에 말레이시아도 무역위원회의 지원 아래 말레이시아관을 만드는 등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대만이나 싱가포르도 국가관과 업체별 부스 형태로 전시관을 마련하고 아시아지역 고객잡기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중국은 홍콩에 이어 가장 많은 250개 업체가 참가해 중국 업체의 위력을 마음껏 뽐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최측은 등 다채로운 기술세미나와 심포지엄을 개최해 전시회뿐만 아니라 첨단기술을 소개하고 이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도 마련키로 했다.
<홍콩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