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역 3위의 신용카드 시장규모, 세계 톱 10을 오르내리는 정보기술(IT)산업 성숙도.」
12일 내한 기자회견을 가진 비자인터내셔널 루퍼트 G 킬리 아태지역 사장(CEO)은 국내시장의 위상에 특히 주목했다. 킬리 사장은 『범정부 차원에서 투명한 신용거래 정착과 디지털 산업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는 데다, 이에 대한 기업·소비자들의 호응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뜨겁다』면서 세계 지불시장에서 한국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여기다 내년 「한국방문의 해」 등 지구촌을 대상으로 한 국가적 마케팅도 진행 중이어서 국내 지불환경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세계 최대 신용카드 브랜드의 아태지역 책임을 맡고 있는 킬리 사장을 만나 전자상거래(EC) 관련 주요 현안에 대해 비자의 전략을 들어봤다.
-기업간(B2B) EC 지불수단 전략은.
▲그동안 신용카드는 소매금융수단에 머물렀던 게 현실이지만 최근 구매카드 등 다양한 신상품을 출시하면서 기업간 지불수단으로도 확장 중이다. 특히 온라인 B2B 거래와 관련, 비자는 다음달 「V첵」이라는 무역거래지불 서비스를 시범사업형태로 선보일 예정이다. 세계적으로도 처음 시도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외환송금거래를 인터넷상에서 안전하게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다. 여기에는 한국을 비롯, 아태지역 12개 회원사가 공동 참여한다. 이어 내년 중반경에는 온라인 신용장 개설까지 포함하는 「V트레이드」 상품을 역시 시범사업 형태로 진행함으로써, B2B EC 지불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기업대소비자간(B2C) EC와 관련해 안전성이냐, 대중성이냐를 놓고 SET와 SSL의 양자택일 여부가 여전히 관심거리다. 비자의 정책은.
▲현재로선 미지수다. 최근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3D」라는 SET-SSL 호환기술규격을 제시한 바 있다. 비자는 자체 시장조사와 마스타·유로페이·JCB 등 주요 브랜드들과의 협의를 통해 SET·SSL의 발전적인 대안을 내년 3월경 최종 발표할 계획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은 결국 소비자들의 수용여부일 것이며, 또한 시스템 개발 및 서비스 업계의 포괄적인 합의도 필요하다. 글로벌 EC를 위한 기술표준 정립은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