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라이벌 대결 펼친다

D램에 이어 제2의 메모리반도체로 떠오른 플래시메모리 시장을 놓고 한·일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현대전자·도시바·후지쯔 등 한·일 반도체업체들은 최근 급증하는 플래시메모리 수요에 대응해 설비투자와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텔과 AMD 등 미국 회사가 40%의 점유율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세계 플래시메모리 시장은 한국과 일본업체의 파상적인 공세로 머잖아 한·일 구도로 바뀔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는 최근 앞으로 3∼4년 안에 각각 세계 1위와 3위 진입을 목표로 플래시메모리를 D램에 이은 차세대 사업으로 육성중이다.

세계 플래시메모리 시장 8위인 삼성전자는 올해 4억달러의 매출로 5위권에 진입하고 내년에 매출을 배가한다는 목표아래 올들어 1개 D램 생산라인을 플래시메모리와 S램 전용라인으로 전환했다.

이 회사는 또 지난해 말 개발한 1기가급 NAND형 제품을 조기에 양산해 경쟁사들에 앞서 대용량 제품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전자는 주력인 코드지원형(NOR) 플래시메모리에 이어 NAND형 메모리 시장에도 신규 진출하기로 하고 0.18미크론을 적용한 256M 플래시메모리 등 차세대 제품의 개발에 나섰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2·4·8M 제품에 0.35미크론을 적용해왔으나 지난 8월부터 0.25미크론 공정기술을 적용해 16M 제품을 양산중이며 올해 1억4500만달러, 내년에 6억달러, 2003년께 14억달러의 매출로 끌어올려 상위권에 진입할 계획이다.

후지쯔·샤프·도시바 등 일본 반도체업체들은 D램 생산라인을 플래시메모리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플래시메모리 사업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플래시메모리 시장 세계 3, 4위인 후지쯔와 샤프는 각각 제휴선인 미국의 인텔·AMD와 합작으로 세운 플래시메모리 전용공장에 설비를 증설하고 있다. 특히 후지쯔는 내년부터 자국내 D램 생산을 중단하고 플래시메모리 사업에 전념할 방침이다.

NAND 제품에 주력하는 도시바는 미국의 샌디스크와 공동으로 1기가급 제품을 개발중이며 미국내 D램 공장을 플래시메모리 생산공장으로 전환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올해 말께 512M 플래시메모리를 양산하는 한편 1기가급 제품도 개발할 계획이어서 삼성전자와 대용량의 NAND형 플래시메모리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이밖에 산요와 미쓰비시도 최근 미국업체와의 설계·생산 제휴와 설비증설에 나섰다.

업계와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플래시메모리는 휴대형 정보기기 시장의 급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약 45억달러에서 올해 95억달러로 성장하고 매년 두배 가까운 고속성장을 거듭할 전망이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