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색과 코스닥 장기침체로 인해 벤처캐피털업체들이 외부 민간자본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소액 벤처펀드 결성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법정 최저한도인 10억원짜리 초소형 펀드가 잇따라 결성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 말부터 올 1·4분기 사이 벤처 붐 절정기에 집중적인 투자를 단행, 현재 투자재원이 거의 소진됐거나 업력이 짧은 신생 창투사에서 두드러져 30억원 미만대의 소액펀드 결성이 업계의 새로운 흐름으로 정착되는 추세다.
12일 중기청과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및 금융시장 불안으로 증권·보험·은행·일반법인·개인 등 벤처펀드 주공급원의 자금수혈이 위축되면서 10억∼30억원대의 소액펀드 결성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30억원 미만의 소액펀드는 벤처금융시장이 냉각되기 시작한 지난 4월부터 급격히 늘어나 올들어서만도 총 41개가 결성됐다. 특히 법정 최저한도인 10억원짜리 벤처펀드도 플레티넘기술투자(플레티넘투자조합3호), ADL파트너스(ADLP벤처펀드4호), 무한기술투자(무한엔젤투자조합1호), 벤처게이트기술투자(벤처게이트투자조합3호) 등 올해만 11개나 출현했다.
이에 따라 아예 100억원대 이상의 대형펀드 대신 소규모 테마형 펀드를 중심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창투사들도 잇따르고 있다. 중소형 테마펀드 중심으로 자산을 운용중인 코미트창투와 30억원대 전후의 펀드를 잇따라 결성중인 플레티넘기술투자, 윈윈창투 등이 대표적인 업체들이다.
중기청의 관계자는 이와 관련, 『소형펀드의 잇따른 출현은 벤처거품론과 코스닥 침체에 따른 자금시장 불안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는 것』이라며 『금융시장 불안이 해소되고 코스닥지수가 대세 상승세로 돌아서기 전까지는 후발 창투사를 중심으로 소액펀드 결성이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펀드규모에 따라 투자기업의 성장단계(stage)와 투자규모가 달라지는 특성을 감안할 때 최근 소액펀드의 잇따른 출현은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창업(strart-up) 및 초기(early-stage) 벤처기업들의 자금시장에 숨통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능벤처기술투자의 김철우 전무는 『상반기에 투자를 집중, 현재 자본금(100억원) 대비 90% 가까이 투자, 10억원 이상이 남아있으나 투자회수가 예상보다 지연된데다 자금시장에 대한 확신이 없어 15억원짜리 소액펀드를 만들어 주로 초기단계 벤처를 중심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