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캠퍼스]인터넷은 리포트 해결사

숭실대 인문학부 K군은 리포트를 작성하는 날이면 도서관이 아닌 집으로 돌아와 컴퓨터를 켠다.

리포트를 작성할 때마다 도서관으로 향하던 과거 386세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리포트가 대학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은 386세대든 n세대든 동일하지만 인터넷이 생활에 깊이 파고들면서 n세대 대학생들의 리포트 문화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연세대·상명대·숭실대 등을 비롯한 서울시내 8개 대학 200명을 대상으로 인터넷과 PC통신을 이용한 리포트 작성실태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학생의 71.9%가 인터넷을 이용해 리포트를 작성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28%는 리포트 작성시 인터넷과 PC통신만을 이용한다고 응답해 주목을 끌었다.

이처럼 최근 대학생들이 인터넷을 이용한 리포트 작성 수요가 늘어나면서 리포트 전문 사이트도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다.

실제로 어느 종류의 검색 사이트든 검색창에 「리포트」를 입력하면 수십개의 리포트 전문 사이트 목록을 볼 수 있다.

이들 리포트 사이트들은 대개 무료회원제로 운영되고 있으나 1년 계약의 회원제를 통한 영리로 운영되는 사이트도 있다. 또 리포트 관련 사이트 목록을 전문적으로 링크해주는 곳도 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대학생들이 리포트 전문 사이트를 통해 리포트를 작성해본 경험이 있는 비율은 69.2%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 사이트를 이용해 리포트를 작성하는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영역은 인문·사회영역 39.3%, 예체능을 포함한 교양과목 37.2%로 이들 두 영역이 전체 영역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학생보다 남학생이 1.28배 정도 더 자주 전문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과 PC통신을 이용한 리포트 작성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71.9%의 학생들이 전문 사이트를 통한 리포트 작성에 찬성했다.

전문 사이트를 이용해 리포트를 작성해도 무방하다고 주장하는 학생들은 전문 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고 △적은 노력 △짧은 시간 순으로 찬성의 이유를 들었다.

리포트 전문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한 관리자는 『사용자들이 리포트를 마냥 베끼는 것이 아니라 리포트 관련 자료를 찾을 수 있는 곳으로 인도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싶어 사이트를 개설했다』며 『따라서 정정당당하게 웹에서 자료를 찾고 자료의 출처를 당당히 밝히고 리포트를 제출하기 바란다』 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반대하는 학생들은 리포트 전문 사이트를 이용한 리포트 작성은 △자신의 실력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리포트를 베낀다는 것이 양심에 걸리며 △베낀 리포트 점수가 좋은 결과를 거두지 못한다며 반대 이유를 들었다.

국민대 경영학부 K군은 『많은 학생들이 일명 짜깁기를 통해서 리포트를 제출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또 실험조교를 맡고 있는 대학원생 L군은 『이제는 실험 리포트까지 인터넷을 통해 다운받아 제출하는 학생들이 많아 같은 결과를 제출하는 실험조가 비일비재하다』며 『이렇게 제출한 리포트는 좋은 점수를 받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n세대 대학생들에게 인터넷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대학생들의 올바른 정보이용과 활용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한 것만은 분명하다.

<명예기자=이병희·연세대 abler@hanmail.net 전미경·상명대

laborgirl@hanmail.net 오은정·숭실대 ilmdd@hanmail.net>